[에따블라디] 한반도 살았던 아무르 표범은 털 무늬가 '족보'

입력 2021-04-28 07:07   수정 2021-04-28 07:51

[에따블라디] 한반도 살았던 아무르 표범은 털 무늬가 '족보'
러시아 국립공원 '표범의 땅' 점무늬 보고 개체 식별
일제 강점기 무차별 포획·1970년 이후 한반도 떠나

[※ 편집자 주 : '에따블라디'(Это Влади/Это Владивосток)는 러시아어로 '이것이 블라디(블라디보스토크)'라는 뜻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특파원이 러시아 극동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표범 옆구리에 있는 무늬를 이용해 개체 수를 식별하고 고유 번호를 붙입니다."
지난 23일 러시아 극동 연해주(州)의 대표적인 국립공원인 '표범의 땅'의 생태교육 시설에서 만난 가이드 아르툠 피아노프(28)씨는 아무르 표범의 개체 수 연구와 관련해 기자에게 이같이 설명했다.



이 시설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인 바라바시 마을에 있다.
러시아 정부는 멸종위기종인 아무르 표범과 아무르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 등을 보호하기 위해 2012년 연해주 지역 29만6천㎢에 표범의 땅 국립공원을 조성했다.
아무르 표범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 적색목록에서 '심각한 멸종위험 종'으로 분류돼 있다.



한때 30∼40마리에 불과했던 아무르 표범의 개체 수는 과거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들은 어떻게 아무르 표범의 개체 수를 확인할 수 있었을까.
황색 털을 가진 표범은 전신에 산발적으로 검은색 무늬가 존재하는데 이것이 개체를 식별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피아노프씨는 설명했다. 표범의 무늬가 사람으로 치면 지문인 셈이다.



현지 연구진들은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아무르 표범 개체들을 무늬로 식별한 뒤 자체적으로 번호를 붙여 관리하고 있다.
아무르 표범의 털과 분비물 역시 개체 식별의 간접적인 자료로 사용된다.
무늬를 관찰하기 위해 현지 연구진들은 국립공원 곳곳에 무인 카메라를 설치했다.

사진과 영상 촬영이 가능한 무인 카메라를 통해 공원 측은 아무르 표범의 주요 서식지와 이동 경로를 파악한다.
이반 라코프 국립공원 대변인은 "400개 이상의 무인 카메라가 설치돼 있으며 이는 러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공원 측은 '아무르 표범 가계도'를 만들기도 했다.
공원 연구진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무인 카메라로 촬영한 아무르표범 47마리의 고유한 문양 등을 분석, 가계도를 작성했다고 현지 언론에 지난해 공개했다.
서식이 확인되더라도 상당히 넓은 영역을 가지는 아무르 표범을 개체마다 지속해서 관찰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아무르 표범은 고독한 동물이다. 암수 모두 단독생활을 한다.
수컷의 경우 활동 영역이 굉장히 넓다.
이반 라코프 국립공원 대변인은 무인 카메라에서 벗어난 아무르 표범은 "중국 쪽으로 서식지를 옮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무르 표범은 극동표범, 한국표범으로도 불린다.
아무르 표범은 과거 한반도에 서식했다가 사라진 한국표범과 유전적으로 동일 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에는 조선 시대까지 표범이 많이 발견됐지만, 일제강점기 무차별 포획으로 개체 수가 감소했고 해방 이후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1970년 이후 한국에서 자취를 감췄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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