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침몰, 인재 아닌 내부파 때문일 수도"

입력 2021-04-28 13:04   수정 2021-04-28 15:24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침몰, 인재 아닌 내부파 때문일 수도"
발리 앞바다서 어뢰 훈련 중 838m 해저 침몰…40년 넘은 잠수함
전문가 "잠수함은 블랙박스 없어…인양·침몰 원인 규명 제한적"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53명을 태우고 838m 해저에 침몰한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낭갈라함(Nanggala)의 사고 원인을 두고 현지 군 수뇌부가 '내부파'(內部波·internal wave) 가능성을 지목했다.




28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이완 이스누르완토 해군 소장은 "잠수함이 위쪽에서 내부파에 맞았다면, 빠르게 밑으로 하강했을 것"이라며 "자연과 싸울 수 있는 인간은 없다"고 전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그는 "낭갈라함 선체가 발견된 발리 북부 해상과 롬복 해협 사이에서는 해수 밀도 차이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산 재래식 1천400t급 잠수함 낭갈라함은 지난 21일 오전 3시 25분(자카르타 시각 기준)께 발리섬 북부 96㎞ 해상에서 어뢰 훈련을 위해 잠수한 뒤 실종됐고, 25일 세 동강이 난 채 해저 838m 지점에서 발견됐다.
탑승자는 49명의 승조원과 사령관 1명, 무기 담당자 3명이며 53명 전원 사망했다.



사고 당일인 21일 밀도가 높은 롬복 해협에서 발리 북부 해상으로 상당한 크기의 '내부파'가 발생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이 말하는 내부파는 바닷물의 밀도가 서로 달라 생기는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파동을 말한다.
이완 소장은 위성사진을 보여주면서 "200만∼300만㎥의 해수가 강타했다고 생각해봐라. 어떤 누가 그것을 견딜 수 있겠느냐"며 "낭갈라함은 13m 잠수한 뒤 내부파에 맞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군 수뇌부는 이전에도 침몰 원인을 두고 인적 요인, 인간의 실수가 아니라 자연적 요인에 더 가까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군 당국은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해 자체 조사는 물론 해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잠수함 전문가는 "수중에는 다양한 환경이 존재한다. 밀도차, 해류 등 외부 환경이 잠수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40년 넘은 노후 잠수함이라 해서, 또 승선정원보다 많은 인원이 탔다고 해서 가라앉았다고 단순하게 추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낭갈라함은 1977년 시작해 1980년 9월 건조를 마친 독일산 잠수함으로, 대우조선해양이 9년 전인 2012년 성능개량 작업을 해 준 잠수함이다.
승선 정원은 34명이지만 사고 당일에는 53명이 탑승했다.
전문가는 "여객기와 달리 잠수함에는 '블랙박스'가 없다. 해저 838m에서 인양하려면 비용과 시간의 문제가 있고, 건져 올린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침몰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전세계에서 낭갈라함 침몰사고에 대한 애도가 전해지고 있다.
특히 낭갈라함 탑승자들이 사고 몇 주 전 퇴임을 앞둔 잠수함 부대 사령관을 위해 웃는 얼굴로 '잘가요'를 의미하는 인도네시아 노래 '삼파이 줌파'(Sampai Jumpa)를 부르는 동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인도네시아는 1만7천여개 섬으로 이뤄진 국가지만,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은 40년 된 독일산 짜끄라와 낭갈라함,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1∼3번함 등 5척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에 2차로 주문한 1천400t급 잠수함 3척과 관련해 지금까지 계약금 납입 등 아무런 이행을 하지 않던 상황에서 낭갈라함 사고가 발생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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