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인도 교민 A씨 "벼랑 끝 탈출 느낌…여긴 아직도 생지옥"

입력 2021-04-28 16:24   수정 2021-04-28 17:06

'완치' 인도 교민 A씨 "벼랑 끝 탈출 느낌…여긴 아직도 생지옥"
"자택서 항생제 등 복용하며 치료…최근 확산 상황에 교민사회 공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벼랑 끝에서 겨우 살아난 느낌입니다. 하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 더 두려워요. 생지옥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에 시달리고 있는 인도에서 감염 후 완치 판정을 받은 한 교민의 말이다.
인도 뉴델리 인근 구루그람(옛 구르가온)에서 3년째 주재원으로 생활 중인 그는 지난해 11월 초 아내와 동시에 감염됐다가 같은 달 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요즘과 달리 당시에는 병원 입원이 쉬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자택에서 끝까지 치료했다. 그는 40대 후반이다.
A씨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병원에 연락했지만 '잘 모르겠다. 알아서 하라'는 분위기였다. 입원해도 도움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차피 코로나19는 확실한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라 혈중 산소포화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진통제와 항생제를 먹으며 자택에서 치료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하지만 숨이 제대로 못 쉬어지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증상이 가벼웠지만 확진 판정 후 3일 후부터 저녁 시간에 열이 많이 나는 등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특히 아내는 후각과 미각을 상실했고 '피부를 칼로 베는 듯한' 통증까지 느꼈다.
다행히 부부의 상태는 나아졌고 A씨는 이달 초 백신 1차 접종까지 마쳤다.

A씨는 최근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와 관련해 교민 사회에 공포감이 커지고있다고 말했다.
하루 35만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병상과 의료용 산소가 곳곳에서 동났기 때문이다.
그는 "산소포화도가 감소하는 등 중증으로 이행됐을 때 대안이 없다는 점이 큰 문제"라며 "내가 만약 요즘 감염돼 산소포화도가 줄었다면 어땠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국 곳곳에 무섭게 번지면서 A씨가 사는 아파트(약 600세대)에도 집단 감염이 발생한 상태다.
그는 "3월 초만 하더라도 이 아파트에서는 감염자가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80여명으로 늘었다"며 "옆집에도 확진자가 있다"고 말했다.
약 1만1천명 교민 가운데 현재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는 이의 수는 37명(주인도한국대사관 집계)이다. 이들을 포함한 코로나19 발생 이후 누적 교민 확진자 수는 114명이다.

다만, 대사관에 보고하지 않고 치료하는 교민도 꽤 있기 때문에 실제 확진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현지인의 분위기도 크게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들도 많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무시되기 일쑤였지만 최근에는 현지인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거리에 오가는 현지인 수 자체가 줄었고 눈에 띄는 이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정기편이 없는 상황에서 교민들은 부정기 특별기를 이용해 한국으로 들어가는데 정부가 최근 그런 부정기편 운항 허가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해서 크게 상심하기도 했다"며 "이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교민에 대한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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