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도 연봉 1억이상은 '무풍지대'…주담대 영끌도 가능

입력 2021-05-02 06:15   수정 2021-05-02 09:21

대출 규제에도 연봉 1억이상은 '무풍지대'…주담대 영끌도 가능
마통 1억·연봉 1억400만 대출자, 10억 아파트로 3.8억 주담대 변화없어
은행 "대출계획 있다면 신용대출 먼저, 배우자 소득 합산되는 주담대를 나중에"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금융위원회가 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을 막는다는 취지로 단계적 가계대출 강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연 소득이 1억원이 넘는 고소득자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억원 상당의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중 한도대출)을 줄이거나 해지하지 않고도 현행 담보대출비율(LTV) 한도까지 모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할 수 있는 고소득자 사례가 많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2일 A은행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에 따르면, 연소득이 2억원이고 1억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터놓은 대출자가 규제지역의 시세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올해 7월 이전이나 이후, 내년 7월 이후까지 LTV 비율(9억원 이하분 40%·9억원 초과분 20%)에 따른 최대 한도인 3억8천만원의 주담대를 모두 받을 수 있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연 3%,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와 분할상환기간(원리금 균등 방식)은 연 2.7%, 30년으로 가정됐다.
1억원 이하 소득의 신용대출자 가운데 상당수가 올해 7월 이후 ▲ 개인별 'DSR 40%' 적용 ▲ DSR 산정 시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상환기간 축소(현행 10년→올해 7월 7년→내년 7월 5년)에 따라 지금보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거나 주택담보대출을 다 받으려면 신용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과 비교해 차이가 있다.
DSR은 대출 심사 때 개인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지표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카드론을 포함한 모든 금융권 대출 원리금 부담을 반영한다.


이처럼 이번 대출규제 강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1억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유지한 채 LTV 한도를 모두 끌어쓸 수 있는 연소득 하한선은 1억400만원으로 추산됐다.
연소득이 1억400만원인 대출자도 올해 7월, 내년 7월 이후까지 모두 지금과 같은 3억8천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아파트 가격 시세를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한 상한선인 15억원으로 높여 계산하면, 이 '변함없는 영끌 가능' 대출자의 연 소득 한계선은 1억1천600만원으로 다소 높아졌다. 이 대출자는 마이너스 통장을 건드리지 않고 4억8천만원까지는 제도 변화 이후에도 계속 주택담보대출을 기대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DSR 산정 과정에서 대출이 없는 배우자의 연 소득을 합산할 수 있기 때문에 연 소득 1억원이 넘는 상당수 가계는 중저소득자 가계에 비해 이번 대출 규제로부터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용대출이 있는 상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DSR 산정 시 배우자 소득 합산이 가능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먼저 받고 나중에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 합산이 불가능한 만큼 대출 계획이 있다면 신용대출부터 받아놓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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