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충돌 소행성 6개월 전 발견했지만 "피할 방법이 없었다"

입력 2021-05-03 16:57  

지구충돌 소행성 6개월 전 발견했지만 "피할 방법이 없었다"
지구방어 가상훈련 결과…7년 전 발견 대처 시간 충분했다면 결과 달랐을 것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충돌 코스의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는 가상훈련이 결국 우주에서 아무런 대처도 못 하고 소행성이 동유럽에 떨어져 100㎞에 걸쳐 대형 핵폭탄급 충격을 가하는 것으로 끝났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6개월 전에 발견된 소행성을 피할 방법이 없으며, 최대한 일찍 발견해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결론으로 제시됐다.
유럽우주국(ESA)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나흘에 걸쳐 온라인상에서 진행된 올해 '지구방어회의'(PDC)에서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지구 근접 천체연구센터'(CNEOS)가 제시한 시나리오에 맞춰 각국의 우주 기관과 관계자들이 소행성 충돌 대처 방안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날에는 지난 4월 19일 지구에서 5천630만㎞ 떨어진 곳에서 지구 충돌 확률이 5%인 소행성 '2021 PDC'가 발견됐다는 시나리오만 제시됐다. 충돌 예상일은 6개월 뒤인 10월20일.
지구 근접 소행성 발견 초기에는 천체의 크기를 비롯해 자세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제한된 정보를 순차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시나리오를 진행했다.
지구 충돌 가능성이 확실해 진 것은 5월 2일 상황을 가정한 회의 둘째 날로 유럽이나 북아프리카에 떨어지는 것으로 제시됐으며, 참가자들 사이에서 우주선을 발사해 중력 충격을 가하거나 이온빔 발사로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등의 다양한 대책이 논의됐다.
그러나 충돌까지 5개월여 짧은 기간에 우주선을 준비해 발사하기에는 현재 기술력으로는 시간이 촉박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어 회의 셋째 날에는 6월 30일 상황으로 충돌 지역이 동유럽으로 좁혀지고, 넷째 날에는 충돌 1주일을 남긴 상황에서 소행성이 독일과 체코, 오스트리아 접경에 떨어질 확률이 99%로, 대형 핵폭탄의 충격을 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이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충돌 예상 지역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2021 PDC가 태양 근처를 지나간 2014년에 지구 근접 천체를 더 잘 관측할 수 있는 고성능 첨단망원경이 배치돼 있었다면 이를 포착해 지구 충돌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기간에 소행성 탐사 우주선을 보내 2021 PDC의 크기와 구성 성분 등을 파악하고, 충돌체로 약간만 충격을 가해도 지구충돌 궤도에서 벗어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태양계의 지구 근접 소행성은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수천, 수백만 년간 태양 주변의 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파악만 된다면 현재의 궤도로 다음에 지구에 접근할 때의 위치를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는 수준에 있다.
문제는 지구 근접 소행성 중 약 3분의 1 정도만 파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 약 6천500만 년 전 공룡 대멸종을 가져온 것과 같은 지구 근접 대형 소행성은 사실상 거의 다 확인된 상태나, 크기가 작은 소행성은 포착하기 어려워 2021 PDC처럼 뒤늦게 발견돼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한다.
ESA 행성방어실 데틀레프 코스크니 실장은 "(이번 훈련의) 큰 교훈은 잠재적 위험이 있는 소행성을 발견해 추적하고 궁극적으로 위험을 완화할 방법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이라면서 "매년 또는 2년마다 이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수억 년간 쌓여온 위험을 해결하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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