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도상품 녹취·숙려제 첫날 은행 90여개 상품 판매 중단

입력 2021-05-10 19:56  

고난도상품 녹취·숙려제 첫날 은행 90여개 상품 판매 중단
상품 기준, 설명서 의무내용 담은 규정 1주일 전에야 고지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10일부터 복잡하고 위험이 큰 금융투자상품에 녹취·숙려 제도가 도입됐지만, 준비가 덜 된 탓에 은행권이 90개가 넘는 상품의 판매를 아예 무더기로 중단했다.
새 제도에서 고난도상품을 판매하려면 이사회 의결, 상품설명서 수정 등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금융당국의 구체적 규정 고지가 시행일이 임박해서야 이뤄져 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은 이날부터 94개(중복포함) 상품의 판매를 멈췄다.
국민은행은 '삼성 KRX300 1.5배 레버리지 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 등 21개 상품의 판매가 중지됐다.
신한은행에서는 '신한H2O글로벌본드증권투자신탁' 등 15개 상품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이 밖에 우리은행 8개, 하나은행 25개, 농협은행 17개, 기업은행 8개 금융상품도 판매 중지 상품 목록에 포함됐다.
판매가 중단된 상품은 대부분 상장지수펀드(ETF) 자산을 편입한 국내주식 파생형 증권투자신탁이나 해외 채권 등에 투자하는 역외펀드다.
금융위는 이날부터 복잡하고 위험이 큰 금융투자상품의 판매 과정을 녹취하고, 2영업일 이상의 숙려기간을 보장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 시행에 들어갔다.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서 불거진 문제점을 해소하고 유사한 피해 재발을 막고자 마련된 조치다.
문제는 고난도 금융상품의 정의,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에 필요한 절차, 투자설명서에 들어가야 할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담긴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규정'이 제도 시행 1주일 전인 이달 3일에야 발표됐다는 점이다.
새 규정에 따라 고난도 상품을 판매하려면 은행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또 상품 투자설명서에는 '손실위험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결과'와 '해당 상품의 목표시장 내용 및 설정근거'가 포함돼야 한다.
관련 내용 보완에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운용사는 은행 측에 상품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또 당장 상품을 판매하려면 이사회를 열어야 하는데, 이사회를 열지 못한 은행들은 판매를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펀드 운용사들이 고난도 상품으로 지정했으나 아직 투자설명서를 수정해서 넘기지 않은 것들, 또 은행에 넘겨줬더라도 은행에서 이사회를 열어 판매를 결정하지 못한 것들은 판매를 일시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신규가입이 한시 중단된 90여개 상품의 투자설명서 등을 보충하고 이사회를 거쳐야 판매가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hy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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