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임' 네팔 올리, 총리 재지명…반대파 연정 구성 실패

입력 2021-05-14 11:20  

'불신임' 네팔 올리, 총리 재지명…반대파 연정 구성 실패
헌법 따라 다수당 리더가 총리돼…30일 내 의회 신임 얻어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의회 신임 획득 실패로 물러난 K.P. 샤르마 올리 네팔 전 총리가 반대파의 연립정부 구성 실패로 3일 만에 다시 총리로 지명됐다.
14일 카트만두포스트 등 네팔 언론에 따르면 비디아 데비 반다리 대통령은 전날 밤 올리를 총리로 다시 지명했다.
2018년 2월 총리로 취임한 올리는 지난 10일 자신에 대한 의회 신임 투표에서 과반에 한참 못 미치는 93표를 얻었다. 네팔 의회 정원은 275석이며 현재 271명만 활동 중이다.
이에 반다리 대통령은 야권 등에 13일 오후 9시까지 새 연정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야권과 올리 반대파는 연정 구성에 실패했고 반다리 대통령은 올리를 다시 총리로 지명했다.
네팔 헌법에 따르면 연정이 구성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이 원내 다수당 리더를 총리로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리가 이끄는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은 현재 원내에서 121석으로 의석이 가장 많다.
다만, 올리는 30일 내 신임 투표를 통해 의회 지지를 획득해야 한다. 이에 따라 네팔 정치 상황은 한동안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네팔에서는 총리가 행정수반으로 실권을 가지며 대통령은 의전상 국가원수 직을 수행한다.
네팔은 다당제가 도입된 1990년 이후 27명의 총리가 선출돼 총리 평균 재임 기간이 1년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총리 교체가 잦은 편이다.
올리는 푸슈파 카말 다할 전 총리가 리더인 마오주의 중앙 네팔공산당(CPN-MC)과 연합, 2017년 12월 총선에서 승리했다.
두 사람은 집권 당시 총리 임기 5년을 절반씩 나눠서 수행하기로 신사협약을 맺었지만 이후 갈등을 겪은 끝에 갈라섰다.
불신임 상황에 몰린 올리는 작년 12월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이 지난 2월 해산된 의회를 복원하라고 명령하면서 올리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상황에서 정치적 입지가 더 좁아진 것이다.
한편, 네팔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3월 말 100명 아래까지 떨어졌지만, 국경을 맞댄 인도의 상황이 악화하면서 지난달부터 함께 폭증했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네팔에서는 최근 9천명 안팎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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