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의대 "B세포 운명 결정하는 후성유전 변이 발견"

입력 2021-05-14 17:38  

하버드 의대 "B세포 운명 결정하는 후성유전 변이 발견"
면역 항체 생성 or 체내 노폐물 제거, B2·B1 '행로' 엇갈려
시브 필라이 교수, 변이 기제 발견…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B세포는 보통 항체 생성에 핵심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로 알려져 있다.
외부 병원체가 침입하거나 백신을 맞았을 땐 항체가 만들어져야 감염에 대한 방어력과 면역력이 생긴다.
사실 이렇게 면역 항체를 생성하는 건, B세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B2 세포의 임무다.
소수 그룹인 B1 세포가 만드는 항체는, 혈액의 산화 LDL 콜레스테롤 같은 노폐물을 제거하는 일을 한다. 그래도 수명은 B1 항체가 훨씬 더 길다.
인체 내 모든 세포가 그렇듯이 B1과 B2 세포도 똑같은 DNA를 가졌다.
그런데 B1과 B2를 전혀 다른 세포로 만드는 건 DNA 후성유전 변이(epigenetic modifications)다.
같은 유전체를 가졌더라도 후성 유전 변이가 생기면, 수시로 유전체의 다른 영역이 열리고 닫혀 상이한 유전 정보가 해독된다.
미국 하버드 의대의 시브 필라이 면역학 교수 연구팀이, B1 세포와 B2 세포가 근본적으로 다른 행로를 걷게 하는 후성유전 변이 기제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13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B1과 B2 세포에 모두 존재하는 DNA 후성유전 변이를 발달 단계별로 나눠 세밀히 들여다봤다.
B세포의 운명을 결정하는 건, DNMT3A라는 단백질이 일으키는 후성유전 변이였다.
연구팀은 CpG 염기서열의 메틸레이션(메틸화) 과정을 집중해서 파고들었다.
CpG 메틸레이션은 대부분 항구적인 변이여서, 일단 유전체에 추가된 건 세포 복제 과정에서 후세로 유전된다.
그런데 B세포에 후성유전 변이를 유지하려면 DNMT3A 단백질이 계속 관여해야 했다.
실제로 B1 세포에서 DNMT3A를 제거하면 후성유전 변이가 지속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런 결과는 만성 림프성 백혈병(CLL), 걷잡을 수 없는 B1 세포 복제, B1 세포 증가로 인한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DNA 메틸레이션은 히스톤 단백질의 번역 후 수식화((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s)와 함께 후성유전의 주요 전사 조절 기제 중 하나다.
CpG는 시토신과 구아닌 염기가 인산기에 의해 분리된 염기서열을 말한다.
CpG 서열의 메틸레이션은 일반적으로 프로모터(전사 조절 부위) 주변에 생긴다. 그래서 CgP의 메틸레이션 정도에 비례해 전사 억제가 강해진다.
필라이 교수는 "B1이 생성하는 항체는 혈전증과 심장마비를 막는 등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면서 "어떤 유전 인자가 이를 조절하는지 이해하면 CLL 같은 질병이 생기는 이유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라이 교수와 동료 과학자들은 인간의 유전자 연구를 통해 다양한 면역 매개 질환의 연관 표지를 유전체 영역에서 찾을 수 있을 거로 확신한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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