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통]베이징에 북한 미술관?…민예전시관도 있다

입력 2021-05-18 07:33  

[차이나통통]베이징에 북한 미술관?…민예전시관도 있다
798에 만수대창작사·조선민예문화중심 운영·외화벌이
유엔 제재 후 불황…코로나 이후 관람객 발길 끊겨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북한 만수대창작사요? 여기 베이징에도 있어요."
한국에는 낯설지만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의 핫플레이스인 798 예술지구에는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직속 미술 창작 단체인 만수대창작사의 미술관이 있다.
그것도 798 예술지구 대로변에 큰 선전탑과 함께 들어서 있으며 공교롭게도 맞은 편에는 세계 3대 갤러리인 미국의 페이스 미술관이 있다.

798의 페이스 미술관은 미중 갈등이 심해진 가운데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로 알려졌지만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미술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여전히 문을 열고 있다.

최근 방문한 만수대창작사 미술관은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70주년을 기념한 '조중(朝中) 미술 교류전' 작품이 전시돼있었다. 이 교류전은 지난 3월 말에 끝났지만 여전히 관련 작품들이 걸려있었다.
하지만 관람객은 찾아볼 수 없었고 텅 빈 곳에 직원들만 몇 명 앉아서 갑자기 들어온 관람객을 다소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북한과 중국 작가의 한국전쟁 당시 중국군 활약과 지원을 강조하는 그림들이 집중적으로 전시돼있었다.
특히 상감령 전투를 강조한 게 눈에 띄었다.
상감령 전투는 한국에서 '저격능선 전투'라 부르는 고지전이다. 철원 오성산 능선에서 1952년 10월 14일부터 40일 넘게 이어진 이 전투에서 중국군과 한미 연합군은 고지를 빼앗았다가 빼앗기기를 거듭하며 격렬하게 싸웠다.

중국은 상감령 전투를 항미원조 전쟁의 최대 전과 중 하나로 내세우며 '상감령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 미술관의 1층은 북한 미술품을 전시하고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공간이며 2층은 작업실과 특별 전시회 등을 위한 공간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후 북중 기념 사진전은 주로 2층 특별 전시 공간에서 열려왔다.
이 미술관은 한때 북중 교류의 상징으로 수많은 행사와 더불어 미술품 판매가 이뤄졌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유엔 대북 제재에 중국이 동참하면서 미술품 판매와 미술관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만수대창작사와 달리 북한 문화성에 소속된 '조선민예문화중심'은 798 외곽의 구석진 곳에 있어 웬만해선 찾기가 쉽지 않았다.
좁은 골목을 지나다 보면 '조선화'라는 한글에 물항아리를 머리 위로 올린 한복을 입은 여인의 그림이 눈에 띈다. 이곳이 바로 북한의 민속 그림과 도자기 등을 전시 및 판매하는 장소다.
관람이 공짜인 만수대창작사와 달리 이곳은 입장하려면 5위안(한화 880원)을 내야 한다.

입구에는 북한의 체제를 선전하는 노래가 TV를 통해 나오고 있으며 고려청자 대가의 작품이라는 홍보 문구 속에 다양한 도기들이 전시돼있었다.
만수대창작사와 달리 이곳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북한 여성들을 주제로 한 그림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돈을 내면 관람객이 한복을 입고 기념 촬영도 할 수 있게끔 돼 있었다.

초대형 백두산 천지 그림도 인상적이었다. 조선민예문화중심 2층은 올라가지 못하도록 폐쇄돼있었고 기념품점에서는 찻잔과 우표, 도자기 등을 팔고 있었다.
이곳 또한 관람객이 없었고 돈을 내고 들어와 전시장을 둘러봐도 직원들은 안내는커녕 신경조차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대북 소식통은 "과거 북한의 대표적인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가 바로 미술품과 공예품이었다"면서 "하지만 북한 핵실험에 따른 유엔 제재와 미국의 압박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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