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질주에 제동걸린 현대차…반도체 수급난에 노조 반발까지

입력 2021-05-18 06:01  

고속질주에 제동걸린 현대차…반도체 수급난에 노조 반발까지
투싼·넥쏘 이어 아반떼·베뉴도 생산 차질
노조는 '8조원 미국 투자 계획'에 반기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고속 질주하던 현대차[005380]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려했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현실화하며 공장 가동 중단이 잇따르는 데다 최근 발표한 대규모 미국 투자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서며 노조 리스크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과 오는 20일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에어백 컨트롤 관련 반도체 재고가 부족한 탓이다.
인기 차종인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휴업한다.
지난달에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그랜저와 쏘나타, 코나 등도 생산 차질을 빚었다.
그동안 주 단위로 재고를 점검하고 인기 차종 위주로 생산량을 조절해왔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며 1분기 컨퍼런스콜 당시 우려했던 '5월 보릿고개'가 현실화한 모습이다.
출고 지연에 따른 고객의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되는 가운데 아이오닉 5 양산이 더디게 진행되며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아이오닉 5의 경우 고객에게 선택 사양인 파킹 어시스트와 디지털 사이드 미러를 선택하지 않으면 출고를 앞당길 수 있다고 안내하는 등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현대차는 최근 유원하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보낸 데 이어 출고 대기 고객을 위한 지원책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특근 취소 등으로 버텨 온 기아[000270] 역시 반도체 부족 사태 이후 처음으로 이날까지 이틀간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기아는 K8과 카니발의 일부 사양을 빼면 가격을 할인해주는 '마이너스 옵션'까지 제시했지만 이 역시 실효성이 크지는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작년 말부터 불거진 반도체 부족 사태에도 생산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아이오닉 5의 사전 계약과 EV6의 사전 예약을 무리하게 진행해 고객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노조와의 갈등도 부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발표한 8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노조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천문학적 투자계획을 사측이 발표한 것은 5만 조합원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국내 공장을 강화하고 4차 산업으로 인한 신산업을 국내 공장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살길"이라고 주장했다. 기아 노조 역시 소식지에서 미국 투자 계획에 반대하며 국내 공장 투자를 통한 고용 안정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내년 현대차가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등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4억달러(한화 8조1천417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전기차 현지 생산을 위한 설비 확충 외에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사실상 현대차그룹이 종전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했던 사업을 모두 포함한 것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8조원에 모셔널 투자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금액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은 노조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며 "해외 투자 때마다 제기되는 불만으로 이번에는 임금 및 단체 협상을 앞두고 발목 잡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등을 고려하면 미국 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이 현재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의 내연기관 세단 라인업을 유휴 설비가 있는 기아 멕시코 공장으로 옮기고, 빈자리에 전기차와 목적 기반 차량(PBV), 픽업트럭 등의 생산 설비를 확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대한 우려는 5월을 기점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며 반도체 부족의 강도와 실적 여파는 우려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 회복과 실적 개선이 미래차·모빌리티 역량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적 선순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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