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신화' 38세 장이밍 상장 눈앞서 사퇴…떠나는 中창업자들(종합2보)

입력 2021-05-20 18:17  

'틱톡신화' 38세 장이밍 상장 눈앞서 사퇴…떠나는 中창업자들(종합2보)
전격 퇴임 이례적 평가…중국 정부 통제 강화와 연관짓는 관측도
'마윈 수난' 후 핀둬둬 창업자 등 '청년 은퇴' 잇따라…"부호로 주목받기 부담"


(서울·상하이=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차대운 특파원 =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을 만든 중국의 청년 인터넷 사업가 장이밍(張一鳴)이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나이가 아직 38세에 불과한데다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중국명 쯔제탸오둥<字節跳動>)가 상장을 목전에 둔 상황이어서 그의 은퇴 소식 결정 소식이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20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장이밍은 이날 전체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바이트댄스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바이트댄스 공동 창업자이자 대학 동창인 량루보(梁汝波)가 자신을 대신할 후임 사장이 될 것이라면서 경영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연말까지 점진적으로 CEO 교체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이밍은 편지에서 "저는 이상적인 경영인으로서 덕목이 부족하다"면서 "일상의 관리 책임에서 벗어나면 장기적인 전략과 조직 문화, 사회 책임을 보살필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EO 사임 후 지식 공부에 매진하면서 회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공익사업을 펼치는 데 깊이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바이트댄스 측은 장이밍이 CEO에서 물러난 뒤 장기 전략 수립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직책을 맡게 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장이밍의 사퇴 결정은 그가 세계적인 거부로 도약할 결정적 계기가 될 바이트댄스의 기업공개(IPO)가 가까워진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측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바이트댄스가 홍콩 또는 미국 증시에 상장을 준비 중이라는 여러 언론의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차이신(財新)은 지난달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2분기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트댄스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3천억 달러(약 340조원)에 달해 단숨에 텐센트와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에서 세 번째로 시총이 높은 기술기업 자리를 꿰찰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트댄스는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이다. 작년 12월 추가 투자를 유치할 때 기업가치는 1천800억 달러로 평가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장이밍은 바이트댄스 지분을 20∼30%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가진 의결권은 50%로 회사에 절대적 지배권을 확보하고 있다.
장이밍이 CEO에서 물러나면서 향후 지분과 의결권이 어떻게 조정될지에 대해서는 이번에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이 알리바바를 비롯한 자국의 인터넷 공룡 기업을 대상으로 통제를 강화하는 시점에 장이밍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가 나온 점에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작년 10월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당국의 핀테크 산업 규제가 퇴행적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한 이후 중국은 '인터넷 공룡'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강력한 규제에 들어갔다.
알리바바는 당국으로부터 3조원대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받았고 반독점, 금융 안정, 이용자 개인 정보 보호 등 각종 명분을 앞세운 당국의 규제는 전 인터넷 기업들로 확대되고 있다.
인민은행 등 감독 기관은 지난달 '웨탄'(約談·예약 면담) 형식으로 중국의 인터넷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술기업 관계자들을 소환해 금융 사업 자제를 요구했는데 바이트댄스도 여기에 포함됐다.
이처럼 중국의 인터넷 사업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긴 이후 젊은 중국 인터넷 사업가들의 '조기 퇴진'이 잇따르고 있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한때 중국 3대 부호로 등극하는 기적적 성공 신화를 쓴 황정(黃?·41) 핀둬둬(병<재방변 붙은?>多多) 창업자 겸 회장은 지난 3월 돌연 퇴진을 선언하고 주식 의결권까지 완전히 내려놓았다.
중국의 기술 전문가 리청둥은 로이터 통신에 "장이밍이 상장 후 그의 재산이 급증하면서 미디어의 관심 대상이 되는 것을 걱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에서 부자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 난카이(南開)대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장이밍은 2012년 바이트댄스를 세웠다.
바이트댄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틱톡과 더우인(?音)을 내놓아 큰 성공을 거뒀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지역 서비스인 더우인과 중국을 제외한 해외 서비스인 틱톡을 분리해 경영한다.
틱톡은 자국의 거대한 시장 안에서 안주하던 기존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같은 기존 인터넷 공룡 기업과 달리 처음으로 중국 지역 밖에서 대성공을 거둔 인터넷 서비스다.
더우인을 제외한 틱톡의 이용자만 세계적으로 10억명에 달한다.
이처럼 중국 회사인 바이트댄스의 영향력이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절 안보 우려를 제기하면서 틱톡을 미국 기업에 팔도록 강력한 압박을 가했지만 미국 법원이 이에 제동을 걸면서 유야무야됐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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