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이번엔 예수 성화 동원해 '도지코인 띄우기'(종합)

입력 2021-05-23 16:53  

머스크, 이번엔 예수 성화 동원해 '도지코인 띄우기'(종합)
"가상화폐 지지" 밝힌 뒤 도지코인 구매 권하는 듯한 그림 올려
비트코인·도지코인 나란히 상승…시장에 영향력 행사 계속


(로스앤젤레스·서울=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이재영 기자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번엔 트위터에 법정통화와 가상화폐의 경쟁에서 가상화폐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반일 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인 도지코인 구매를 권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이미지를 올렸다.
'도지코인 띄우기'를 이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충분히 발달한 마법은 기술과 구별할 수 없다"라고 남겼다.
영국 과학소설 작가 아서 C. 클라크가 남긴 '과학 3법칙' 가운데 하나인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를 뒤집은 것이다.
머스크가 어떤 의도로 이런 트윗을 남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트윗에 한 트위터 사용자는 "가상화폐 때문에 당신에게 화난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에 머스크는 "진짜 싸움은 법정통화와 가상화폐 사이에서 벌어지며 모든 것을 고려할 때 나는 후자를 지지한다"라고 답했다.
질문에 정확히 답은 않은 채 가상화폐를 지지한다고 밝혀 '유체이탈식 답변'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 트윗이 올라온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다고 전했다.
가상화폐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한국시간 23일 오후 4시 현재 약 3만6천669달러(약 4천134만원)로 24시간 전보다 1%가량 상승했다.

머스크는 법정통화와 가상화폐 중 가상화폐를 지지한다는 트윗을 올리고 약 12시간이 지나고 이번엔 도지코인을 사라고 권유하는 듯한 이미지를 게시했다.
성화(聖化)를 패러디한 이 이미지에는 '개를 가진 낯선 이'라고 설명된 예수처럼 보이는 인물이 한 손에 개를 앉은 채 서 있고 그 앞엔 '나'라고 설명된 여성이 세례받듯 무릎을 꿇은 모습이 담겼다.
여성은 예수처럼 보이는 인물의 심장 쪽에서 나오는 광선을 받고 있는데 광선에는 '네가 원하면 이 개를 반려동물로 기를 수 있다'라고 쓰여있다.
머스크가 올린 이미지는 시바견이 마스코트인 도지코인을 구매하라고 권하는 취지로 보일 여지가 있다.
다만 이미지 속 개는 시바견이 아닌 골든레트리버다.
한국시간 23일 오후 4시 현재 도지코인 1개 가격은 약 0.337달러(약 379원)로 24시간 전보다 1.6% 올랐다.
'가상화폐 광풍'을 주도한 머스크는 최근엔 트위터에 정제되지 않은 내용의 트윗을 올려 여러 번 시장을 뒤흔들었다.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중단한다고 지난 12일 트위터로 깜짝 발표해 비트코인 가격을 10% 이상 급락시킨 것이 대표사례다.
당시 머스크는 '전력낭비'를 이유로 들었는데 연산작업을 수행해 비트코인을 얻는 소위 '채굴'에 전력이 많이 소모돼 화석연료 사용량이 증가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나왔던 터라 '뜬금없다'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트코인은 1세대 가상화폐로 채굴에 상대적으로 많은 전력이 사용되는 것은 사실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데 연간 116Twh(테라와트시)가 소모될 것으로 추산된다.
머스크는 '비트코인 때리기'와 함께 '도지코인 띄우기'를 본격화했다.
앞서 15일엔 트위터에서 도지코인이 거래의 속도나 규모에서 비트코인에 견줘 10배 낫고 수수료도 100배 저렴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일에는 1달러 지폐에 도지코인 마스코트인 시바견이 그려진 이미지를 올렸다.
이러한 행동은 머스크가 도지코인 1개당 가격이 1달러까지 오르리라 본다는 해석을 낳아 가격을 급등시켰다.
일각에선 비트코인의 경우 총량이 정해졌고 현재 90% 이상 채굴돼 머스크가 시장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가 비트코인을 때리고 도지코인을 띄운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실제 머스크는 16일 "비트코인은 사실 고도로 중앙집중화돼있고 몇 안 되는 거대 채굴 회사들이 지배한다"라고 주장했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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