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저항' 교사 12만5천명 정직…'교육 마비' 우려

입력 2021-05-23 15:12   수정 2021-05-23 16:21

미얀마 '저항' 교사 12만5천명 정직…'교육 마비' 우려
6월 새 학기 앞두고 군부 "복귀 위협"…학교 정상화 불투명
중부 사가잉 지역서 반군 공세에 정부군 폭격으로 대응
현지 인권단체 "군부 쿠데타 이후 시민 815명 숨져"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에 항의해 시민불족종운동(CDM)에 참여한 교사 12만5천여명을 정직시켜 교육 시스템 마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3일 미얀마 교사연합회 관계자를 인용해 새 학년도 시행을 앞두고 지금까지 교사 12만5천900명이 정직됐다고 보도했다.
선동 혐의로 군부에 쫓기고 있는 이 관계자는 "정직 조치는 학교로 복귀하라는 위협"이라면서 "이처럼 많은 교사가 해고되면 교육은 중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 자신도 복귀하면 혐의를 없던 것으로 하겠다는 권유를 받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년 전에 작성된 통계에 따르면 미얀마 전체 교사 수는 43만명에 달한다.
군부는 그동안 관영매체 등을 통해 시민불복종운동에 동참한 교사와 학생들이 학교에 복귀하도록 회유해왔다.
그러나 오는 6월부터 시작되는 새 학기에 학교 교육이 정상화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사들은 만달레이 등 대도시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학교들도 저항운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도 등교를 거부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있다.
14살 딸을 둔 학부모는 "군부 독재 하의 교육을 받게 하고 싶지 않으며 안전도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18살 된 고교생은 "민주주의를 되찾은 뒤 학교에 가겠다"고 전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대학교에서도 1만9천500여명의 직원이 정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군부에 맞서 출범한 국민통합정부(NUG)는 저항운동에 참여 중인 교사와 학생들을 지원하겠다면서 군부가 통제하는 미얀마 교육부에 대한 지원 중단을 국제사회에 요청하고 있다.
미얀마의 교육 시스템은 지난해 93개국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92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통치하던 시절에도 교육 관련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2%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편 미얀마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와의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카친독립군(KIA)은 전날 중부 사가잉 캄띠 지역의 정부군 기지를 공격했고, 이에 정부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폭격으로 대응했다.
지난 60년간 자치를 요구해온 카친독립군은 군부 쿠데타 이후 저항세력을 지지하면서 무장투쟁을 재개했다.
또 전날 양곤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군인 한 명이 숨졌고, 지난 21일 친주에서는 반군의 공격으로 미얀마군 4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쿠데타 반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지금까지 815명이 숨졌다.
반면 군부의 리더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사망자는 300명에 불과하고 오히려 47명의 경찰관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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