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대는 재산세뿐…길 잃은 여당 부동산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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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25 05:30  

공감대는 재산세뿐…길 잃은 여당 부동산정책

공감대는 재산세뿐…길 잃은 여당 부동산정책

전문가 "조속한 결론으로 불확실성 걷어내야"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 의욕으로 충만했던 여당의 부동산 정책 논의가 '용두사미'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성난 부동산 민심을 반영하겠다며 부동산 정책의 총대를 멘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재산세를 제외한 주요 사안에서 단일안 아닌 복수안을 의원총회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복수안을 낸다는 것은 쟁점 사안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위에서 가르마를 타지 못한 정책이 의원총회나 당정 협의에서 정리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 복수안만 무성한 여당 부동산 특위

여당 부동산 특위는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기로 하고 세제, 대출, 공급 등 전방위 대책을 논의 중이지만 재산세 외엔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여러 사안에서 내부 이견으로 교통정리가 되지 않자 특위는 단일안이 아닌 복수안을 오는 27일 정책 의원총회에 올리기로 했다.

예컨대 종부세의 경우 과세 기준을 공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는 방안, 부과 대상자를 '상위 1∼2%'로 좁히는 방안, 1주택 장기 거주자·고령자·무소득자에 대한 과세이연 방안 등을 함께 의총에 보낼 것으로 보인다.

공급 대책으로 검토 중인 주택임대사업자 양도세 특혜 폐지 문제도 기존 정책 유지, 자동말소 임대주택의 양도세 혜택을 6개월 유예한 뒤 폐지하는 방안, 아예 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하는 등의 복수안이 거론되고 있다.

생애 첫 주택 구매자와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대출 규제 완화 방안도 논의만 무성할 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규백 의원은 지난 23일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공시가격이 아닌 '최상위' 비율로 수정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세제 개편 논의는 더욱 복잡한 양상이다.

안 의원은 1주택자의 종부세 부과 대상은 '전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상위 2%'로, 다주택자는 공시가격의 상위 4%로 한다는 구상이다.

김병욱 의원은 이미 지난달 20일 1가구 1주택 종부세 적용 대상을 공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4일 "합의 수준이 높은 안들은 정책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했지만, 재산세 외엔 교통정리가 된 사안이 없어 27일 의원총회도 갑론을박의 연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재산세는 1가구 1주택자의 감면 기준을 현행 공시가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해 재산세를 일부 경감해주는 방안이 단일안으로 의총에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 부자 감세·정부 신중론에 발목

종부세와 양도세 완화는 '부자 감세' 논란, 대출 규제 완화는 시장에 '빚내서 집 사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반대론이 분출하면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소병훈 의원은 지난 20일 YTN 라디오 방송에서 "가격 6억원 이상인 110만호 주택의 소유자를 위한 특위가 돼서는 안 된다. 6억원 이하인 1천310만호 소유자, 무주택·전월세 890만 가구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종부세 완화에 제동을 걸었다.

소 의원은 LTV 등 금융규제 완화론에 대해서도 무주택자에게 기회를 주는 건 좋지만 집값이 내려갈 경우를 염두에 둬야한다면서 "금리가 오를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도 충분히 검토한 다음에 결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의 경우 자칫 공급 물량 감소로 전·월세 시장 불안을 가중하고 결국 임차인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종부세와 양도세 완화의 경우 정책 기조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김부겸 총리는 지난 18일 "집값이 오른 것은 불로소득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든 사회에 환원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는 물 건너간 대신 임대사업자 혜택 철폐 여부가 쟁점이 됐고, 종부세는 1주택 장기거주자나 고령자·은퇴자의 세 부담을 다소 완화하는 선에서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여당의 주도 세력이 가진 부동산에 대한 이념이 너무 굳어 있어 정책이 유연하게 바뀔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 "조속한 결론으로 정책 불확실성 걷어내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여당 내 논의가 백가쟁명으로 전개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정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4일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부동산 정책 보완과 관련 "당정 간 협의를 더 신속히 진행해 시장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0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 장관회의에서는 "기존 부동산정책의 큰 골격과 기조는 견지하되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민의 수렴, 당정 협의 등을 거쳐 가능한 한 내달까지 모두 결론 내고 발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상승세가 지속하는 부동산 시장 상황도 부동산 세제 개편론의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지난 20일 나온 한국부동산원의 5월 셋째 주(17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10% 올라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직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경기도는 0.32%, 인천은 0.47% 뛰어 상승 폭이 컸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서울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고 인접 수도권 역시 여기에 편승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시장에서 매물이 줄어들고 가격이 오르는 것은 세금이나 대출 등 정책 변화의 기대감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면서 "여당과 정부가 정책 조율을 서둘러 명확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무 교수는 "2·4 대책 이후 시장에서는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가 형성됐었다"면서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에서 여권이 우유부단하게 우왕좌왕하면 시장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kim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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