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정점 찍었나…주춤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

입력 2021-05-25 06:01  

코로나 특수 정점 찍었나…주춤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
비메모리 공급 부족·IT수요 증가세 둔화 등에 증권가 일부 부정 전망
4월 D램 고정가격 올랐지만 이달 들어 현물가 2주째 하락
"하반기 PC·모바일 수요 감소, 서버가 가격 상승 주도"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올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예고했던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최근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와 시스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D램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 든 탓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주가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는 등 속도조절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반도체 랠리의 시작이 비록 기대에 못미쳤지만, 내년까지 장기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큰 흐름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 '슈퍼 사이클'에 걸맞지 않은 최근 지표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연초 떠들썩했던 반도체 슈퍼사이클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부정적인 전망들이 나오며 반도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컨트롤러, 드라이버 IC 등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부족 사태가 길어지며 TV와 스마트폰 등 세트(완성제품) 부문의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스템 반도체가 모자라 완성품 생산을 못하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지난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PC 수요가 작년에 못미칠 것이라는 '기저효과'에 대한 우려도 D램 수요 전망을 어둡게 했다.
백신 접종이 늘어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 지난해 반도체 시장을 지탱했던 펜트업과 집콕 수요가 줄어 PC나 세트 제품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반도체 사이클이 고점에 온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미국 IT 소매 매출이 지난 3월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했고 연간 증감률은 5월부터 하락해 6월 이후에는 급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유럽은 4월, 중국은 2월을 정점으로 IT 소매 매출이 하락중이며 중국은 5월 이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특수로 높게 형성했던 PC와 스마트폰 업체들의 반도체 출하량 전망치가 최근 일부 하향 조정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이런 기조를 반영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의 K반도체 지원 발표와 한미정상회담의 반도체 투자·협력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두 반도체 대표기업의 주가는 약세다.
24일 삼성전자의 종가는 전일 대비 400원 하락한 7만9천400원, SK하이닉스는 3천원 떨어진 11만9천500원을 기록하며 각각 8만원, 12만원대가 무너졌다.
최근 D램 현물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평균 가격은 이달 5월 11일 4.606달러를 기록한 이후 12일부터 24일까지 9일(영업일 기준) 연속 하락하며 4.332달러로 내려왔다. 통상 반도체 현물가격은 기업간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로 불린다.
반도체 업계는 그러나 최근 현물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고정거래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달 DDR4 8Gb 기준 기업간 거래 가격은 전월 대비 26.67% 올랐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간 거래는 통상 3개월 주기로 이뤄져 고정거래가격 변동도 3개월에 한 번씩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5월 고정거래가격 상승폭이 낮거나 보합세를 보인다해도 D램 가격 상승 추이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현물가격 하락은 연초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소매 대리점들이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올렸다가 D램 공급에 문제가 없자 하향 조정하는 측면도 있다"며 "전반적인 D램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하반기 서버 D램이 상승 견인…내년까지 올라"
이 같은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2분기 반도체 실적이 1분기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부 반도체 부족에 따른 세트 공급 차질에도 불구하고, 상승 랠리에 올라탄 D램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가는 지난 1분기에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피해 등으로 3조3천700억원의 부진한 실적을 낸 삼성전자 반도체가 2분기에는 5조∼6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신한금융투자 최도연 연구위원은 "2분기 D램·낸드 가격 상승과 미국 오스틴 공장 완전 가동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실적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에 모바일과 PC용 반도체 수요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대신 서버용 D램 수요가 D램 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클라우드 업체들이 사용하는 서버 D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요가 감소한 뒤 최근 들어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애널리스트는 "PC 수요 증가는 이미 정점을 통과했고 모바일 지표는 견조하지만 증가율이 더 오르긴 어려워 보인다"며 "하반기 반도체 수요는 서버>모바일>PC 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일단 내년 반도체 시장 전망도 밝다.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가팔라지면서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약 27조원에 이르며, 내년에는 이보다 많은 4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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