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비방하면 2천유로'…佛유튜버들에게 수상한 제안

입력 2021-05-26 01:54  

'화이자 백신 비방하면 2천유로'…佛유튜버들에게 수상한 제안
영국 기업 사칭하는 실체 불분명한 기관…보건부 "명백한 허위"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유명 인플루언서들에게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비방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화이자 백신의 공신력을 떨어뜨릴 만한 이야기를 인터넷 방송에서 말해준다면 2천유로(약 275만원) 상당의 금액을 지급하겠다며 거래를 제안한 것이다.
유튜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에게 접근한 기관은 실체를 알 수 없는 '파즈'(Fazze)라는 곳이라고 BFM 방송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파즈는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이 다른 백신을 맞고 나서 숨진 사람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해달라며 근거가 불명확한 자료들을 첨부했다.
자신들에게 후원받았다는 점을 발설해서는 안 되고, 백신에 관심이 있어 발견한 정보이며, 주류 언론들이 이를 알고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해당 기관의 연락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로, 유튜버 등에서 수십∼수백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의사가 말했다'는 계정을 운영하는 의대생 모하메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30초 동안 화이자 백신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면 2천50유로를 주겠다는 제안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파즈는 스스로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회사라고 소개했지만, 영국에 사업자로 등록돼 있지 않으며 주소를 검색해봐도 구글 지도에 나오지 않는다고 일간 르몽드가 보도했다.
대신 2018년 대표적인 조세피난처 버진아일랜드에 2018년 등록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삭제되거나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링크드인에 공개된 파즈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직원들은 모두 러시아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었다고 한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이러한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며 "한심하고, 위험하고, 무책임하며 소용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학, 얀센 등 4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을 사용하고 있으며 화이자 백신을 맞으려는 수요가 큰 편이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프랑스에서는 24일 기준 전체 인구의 34.8%, 성인 인구의 44.4%가 1차 접종을 마쳤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60만5천895명으로 전 세계에서 네번 째로 많고, 누적 사망자는 10만8천658명으로 세계 8위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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