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동가리 '니모' 독특한 흰줄무늬 서식지 말미잘 영향 받아

입력 2021-05-26 16:02  

흰동가리 '니모' 독특한 흰줄무늬 서식지 말미잘 영향 받아
독성 강한 말미잘에서는 변태 과정서 줄무늬 형성 빨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만화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 나오는 주인공 물고기로 유명해진 흰동가리의 독특한 흰 줄무늬가 서식하는 곳의 말미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줄무늬는 유생(幼生)에서 성체로 바뀌는 변태 과정에서 형성되는데, 서식지 주변의 말미잘 종(種)에 따라 형성 속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OIST)에 따르면 해양생태진화발생생물학부문의 빈센트 라우뎃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흰동가리의 흰 줄무늬 형성과 말미잘 종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흰동가리가 성체로 탈바꿈하면서 산호에 정착해 변태 과정은 외양뿐만 아니라 서식 환경까지 바뀌는 중요한 과정이라면서, 서식지의 말미잘 종에 따라 변태 과정이 영향을 받는 점을 이해하면 흰동가리가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적 압력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답을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우선 파푸아뉴기니 킴브만에 서식하는 흰동가리 종인 암피프리온 페르큘라(Amphiprion percula)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벌여 독성이 강한 융단열 말미잘(Stichodactyla gigantea) 주변에 서식하는 흰동가리가 헤테락티스 마그니피카(Heteractis magnifica) 종 말미잘 주변에서 서식하는 개체보다 흰 줄무늬를 더 빨리 형성하는 것을 파악했다.



실험실에서는 A. 페르큘라의 근연종인 A. 오켈라리스(ocellaris)의 갑상샘 호르몬 분비량을 달리하며 흰 줄무늬의 형성 시기를 관찰했다. 그 결과, 갑상샘 호르몬 양이 많을수록 흰 줄무늬 형성이 빨라졌으며, 호르몬을 차단하는 약물을 사용했을 때는 줄무늬 형성이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샘 호르몬은 개구리의 변태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흰 줄무늬가 '홍색 소포'(iridophores)라는 색소세포에 의해 형성되는데, 갑상샘 호르몬이 홍색 소포를 활성화해 흰 줄무늬 형성을 가속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킴브만의 말미잘 두 종 주변에 서식하는 성체가 되기 전의 흰동가리를 포획해 갑상샘 호르몬 수치를 측정한 결과, 융단열 말미잘에 서식하는 개체의 갑상샘 호르몬 수치가 훨씬 더 높은 것도 확인했다.



이들 흰동가리의 유전적 차이는 36개에 불과했으며 그중 갑상샘 호르몬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duox'라는 유전자가 융단열 말미잘에 서식하는 흰동가리에서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의 활동이 늘어나 갑상샘 호르몬을 늘린 것으로 분석하면서 융단열 말미잘의 독성이 더 강해 이에 대한 스트레스로 흰동가리의 갑상샘 호르몬 분비량을 늘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라우뎃 교수는 "흰 줄무늬 형성의 차이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으며, 두 종의 말미잘에 각각 적응하도록 돕든 다른 많은 차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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