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 전 남아공 대통령, 재판서 부패혐의 전면 부인

입력 2021-05-27 18:40  

주마 전 남아공 대통령, 재판서 부패혐의 전면 부인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이콥 주마(79) 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부패 혐의로 재판정에 섰으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부패 혐의에 대한 재판은 여러 번 연기되다가 이날 동부지역 피터마리츠버그시 고등법원에서 열려 현지 보도채널 eNCA 방송이 생중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주마 전 대통령은 프랑스 거대 방산업체 탈레스로부터 400만 랜드(약 3억3천만원)의 뇌물을 받고 1999년 남아공이 전투기, 순찰정, 군사장비 등 300억 랜드(당시가치 약 5조6천억원) 어치를 탈레스 등 유럽 무기회사 다섯 곳에서 구매하는 과정에서 사기, 직위를 이용한 부정 이득, 공갈 등 16개 혐의를 받고 있다.
주마는 뇌물 수수 혐의 당시 부통령 직위에 있었다.
이날 진한 청색 양복과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마스크를 쓴 채 법원에 출두한 주마 전 대통령은 그러나 피트 코언 주심 판사의 혐의 인정 여부 질문에 주저함 없이 "나는 무죄하다"고 말했다. 탈레스 측도 혐의를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주마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은 수석검사인 빌리 다우너가 정치적으로 편견을 갖고 있다며 그를 재판에서 배제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냈다.
주마는 특히 다우너 검사가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함께 일하면서 16년 전 자신의 부패 혐의에 대한 정보를 기자들에게 흘렸다면서 역공을 폈다고 일간 프리토리아뉴스가 27일 보도했다.
재판정 앞에는 2천 명가량의 주마 지지자들이 몰렸으며 쇼맨십이 강한 주마 전 대통령은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시절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투쟁가인 '아울레트 움시니 와미(내게 기관총을 다오)'라는 노래 등을 부르면서 흥을 돋우기도 했다. 남아공 최대 민족인 줄루족 출신인 그는 또 줄루어로 지지자들에게 결백을 거듭 호소했다.


그러나 주마는 대통령 재임 시절(2009∼2018) 친인척 정실인사와 조직적 기업형 부패로 나라를 결딴냈다는 평가를 나라 안팎에서 대체로 받고 있다. 집권당 ANC는 그를 둘러싼 부패 혐의가 강하게 일고 당 지지율에까지 악영향을 미치자 결국 그를 대통령 자리에서 몰아냈다.
이번에 다우너 수석 검사에 대해 기피 신청을 낸 것도 재판을 지연하려는 의도라는 의혹에 대해 주마 전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주마는 자신의 대통령 재임 기간 부패 혐의를 조사하는 일명 '존도 위원회'의 위원장인 레이먼드 존도 헌법재판소 부소장에 대해서도 기피 신청을 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위원회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이에 따라 법정 모독 혐의로 2년형을 살 수 있는 위기에 직면했다.
주마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이 된 시릴 라마포사 ANC 당 대표는 부패 척결을 공약하고 선출됐으며, ANC 사무총장으로 주마 전 대통령 지지자인 에이스 마하슐레를 역시 부패 혐의로 정직시키자 당내 분열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마 전 대통령의 다음 심리는 7월 19일로 잡혔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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