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혐의' 중국계 호주인 비공개 재판에 中·호주 신경전

입력 2021-05-28 11:04  

'간첩혐의' 중국계 호주인 비공개 재판에 中·호주 신경전
호주 "자의적 구금"…중국 "많은 국가서 '국가기밀'은 비공개재판"
캐나다·일본 간첩 혐의 재판도 진행 중…中, 최근 방첩 규정 강화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최근 중국과 호주 간 갈등 심화 속에,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 중인 중국계 호주인의 비공개 재판을 둘러싸고 양국이 신경전을 벌였다.
28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北京)의 한 법원에서는 중국계 호주인이자 중국 민주화를 주장해온 반체제 성향 시사평론가 양헝쥔(楊恒均·본명 양쥔<楊軍>)의 간첩 혐의 재판이 비공개로 열렸다.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중국 국가안전부 정보요원 출신인 양헝쥔은 2000년 호주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2019년 1월 중국에 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뒤 2년 넘게 구금 중이며, 중국 정부는 그의 구체적인 혐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채 "국가안전을 해치는 범죄활동 혐의로 강제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재판 방청 불허 방침을 밝혀왔으며, 이날도 그레이엄 플레처 중국 주재 호주 대사가 방청을 시도했지만 입장할 수 없었다.
플레처 대사는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투명성 결여 등 이번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으며, 자의적 구금이라고 결론내렸다"라면서 "양헝쥔을 계속 강력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법상 국가기밀 관련 재판은 비공개로, 누구도 방청할 수 없다. 이는 많은 국가에서 통용되는 방식"이라면서 "(비공개 재판은) 완전 합법이고 합리적"이라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호주 측이 중국의 합법적 사건처리에 무리하게 관여하고 중국 사법주권에 난폭하게 간섭하는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이미 호주에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양헝쥔의 구금은 2018년 12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 당국에 의해 캐나다에서 체포된 뒤 이뤄졌다.
중국 정부는 멍완저우 부회장 체포 직후 전직 캐나다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캐나다인 2명을 스파이 혐의로 구금했으며, 역시 비공개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은 2019년 재일본 중국국적자인 위안커친(袁克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교육대학 교수를 일본 스파이 혐의로 구금했으며, 위안커친의 가족이 지난 25일 일본에서 석방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한편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과 중국의 대립이 심해지는 가운데, 중국은 지난달 간첩 활동을 막기 위해 '중점관리 기관' 리스트를 만들기로 하는 등 '방첩 안보 방비업무' 규정을 강화했다.
국가안전부 관계자는 "전 사회의 역량을 동원해 간첩행위와 국가안보 위해 행위를 막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에 따라 향후 중국에서 추가적인 외국 스파이 혐의 구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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