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세금 강화 앞두고 '거래절벽' 심화…"파느니 증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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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30 14:00   수정 2021-05-30 15:52

다주택자 세금 강화 앞두고 '거래절벽' 심화…"파느니 증여"(종합)

다주택자 세금 강화 앞두고 '거래절벽' 심화…"파느니 증여"(종합)

지난달 서울 주택 증여 3천39건으로 올해 최다…서초구서 가장 많아

20∼30대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 40% 육박…"집값 상승 불안 여전"

신고제로 늘어 나는 세금 부담 임차인에 전가 우려 …거래노출 꺼려 계약 당기기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홍국기 기자 = 6월 1일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소득세 중과와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거래절벽 상황이 심화하고 매물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를 강도 높은 규제로 압박하면 규제 시행 전 매물을 쏟아내 집값이 내려가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가 빗나간 셈이다.

집주인들이 매도 대신 증여나 버티기를 선택하면서 거래가 끊겼고, 6월 이후 오를 세금을 고려해 매매 가격을 올려 부르는 집주인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소득이 노출되면 세금과 건강보험료가 오르게 된다면서 전셋값을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로 돌려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20∼30대는 여전히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에 내 집 마련 기회를 엿보며 주택 매수에 나서고 있다.



◇ 다주택자 압박에도 거래·매물 감소…정부 기대 빗나가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매달 감소하며 '거래절벽' 상황이 심화하고 있다.

거래량은 작년 12월 7천524건에서 올해 1월 5천774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2월 3천865건, 3월 3천774건, 4월 3천610건으로 매달 줄고 있다. 5월 거래는 아직 신고 기간(30일)이 남아있지만, 이날까지 2천218건을 기록해 전달 수준을 넘어설지 미지수다.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도 올해 1월 1만8천769건에서 2월 1만5천442건으로 감소한 데 이어 3월 1만5천972건, 4월 1만3천77건, 5월 8천852건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매물도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8만3천845건으로 한 달 전(8만7천203건)과 비교해 3.9% 줄었다.

용산구(-12.0%)를 비롯해 마포구(-11.2%), 강서구(-11.0%), 동작구(-10.8%), 중구(-10.3%)가 10% 넘게 감소한 것을 비롯해 총 19개 자치구에서 매물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4.9%(11만1천106건→10만5천667건), 인천은 7.8%(2만1천768건→2만76건) 감소해 서울보다 감소 폭이 컸다.



집값 상승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6월부터 지난주까지 51주 동안 한주도 쉬지 않고 올랐다.

올해 들어 주간 누적 상승률은 1.67%로 작년 같은 기간(-0.14%) 마이너스에서 올해 상승으로 전환했다.

경기도와 인천의 아파트값도 올해 들어 각각 8.09%, 9.13% 올라 작년 같은 기간(4.91%·5.19%)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상승률이 3.39%로 작년(1.87%)의 2배에 육박한다.

정부는 지난해 12·16대책과 올해 6·17대책, 7·10대책 등을 통해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크게 늘렸다. 이에 따라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는 과세표준 구간별로 세율이 0.6∼3.2%에서 1.2∼6.0%로 올라간다.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최고세율도 현재 65%에서 75%로 올라간다.

정부는 강화된 세제가 본격 시행되는 6월 1일 전까지 다주택자 매물이 상당수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런 기대는 빗나가게 됐다.

◇ "다주택자, 싸게 파느니 증여하고, 증세 반영해 집값 올려"

정부의 기대가 빗나간 것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기보다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버티기를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세간에 집값이 앞으로도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가격을 낮춰 집을 빨리 처분하기보다 증여로 세금 부담을 덜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세금 부담을 감수하며 버텨도 추후 집값이 상승하면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송파구 방이동에서 영업하는 A 공인 대표는 "다주택자들이 세금폭탄 맞는다고 물건을 내놓으면서도 가격은 내리지 않고 다 받아달라고 했다. 3∼4월까지 팔리지 않은 물건도 싸게 팔기는 아깝다면서 자녀에게 증여한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증여는 3천39건으로 올해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3월(3천22건)에 이어 두 달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구별로는 고가 주택이 많은 서초구(253건)의 증여가 가장 많았고, 노원구(235건), 광진구(212건), 강서구(197건) 등의 순이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6월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와 양도소득세 인상을 앞두고 버티기냐 매도냐 증여냐 세 갈림길에서 서울·강남의 다주택자 다수가 증여로 돌아서거나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최근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자 부유층이 자녀에게 서둘러 집을 마련해주려 강남 아파트 증여에 나선 경우가 있고, 고령의 다주택자 가운데는 종부세 등 세 부담을 피하려 절세형 증여에 나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작년 8월 법이 바뀌면서 서울에서 아파트를 증여하는 경우 취득세가 3배 가까이 뛰게 됐는데,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증여를 선택했다는 건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증가에 따른 부담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여할 자녀가 없는 경우 버티기에 들어간 다주택자도 상당수다.

서초구 반포동·잠원동 일대 아파트 매매를 중개하는 Y 공인 대표는 "매매는 6월 1일 앞두고 올스톱이다. 매물이 한두 개 남긴 했지만, 날짜가 얼마 안 남아 집주인들이 매도를 포기하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강남구 개포동 N 공인 대표도 "다주택자 매물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버티기로 가는 모양새"라며 "매물이 많지 않고, 가격은 다운되지 않고 오히려 1억∼2억원씩 올라서 나온다"고 했다.

마포구 성산동 N 공인 관계자는 "급매는 두어 개 있는데 실질적으로 1∼4월에 팔 사람은 다 팔았다. 급매 내놓은 집주인도 '팔리면 좋고, 안 팔리면 말고' 이런 식이다. 매수자는 급매를 찾아다니지만, 매도자는 호가를 내리진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6월에 오를 세금까지 반영해 가격을 올리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마포구 아현동 H 공인 대표는 "5월 말 잔금 조건으로 나왔던 매물이 다 정리되는 분위기"라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던가 6월 이후 매겨질 세금을 계산해 가격을 올려서 팔겠다고 나온다"고 말했다.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이달 말 잔금 조건으로 17억5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집주인이 다음 달부터는 세금 부담 등을 더한 시세를 고려해 18억원 이상으로 내놓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라고 인근 중개업소는 전했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줄었지만, 집값이 더 오르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20∼30대의 매수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34.1%로 가장 많았다. 20대 이하까지 합하면 30대 이하 거래는 39.3%로 40%에 육박한다.

30대 이하 거래 비중은 작년 8월 40.4%로 처음 40%대에 오른 뒤 올해 1월 44.7%로 최고점을 찍었고, 이후 2월 40.1%, 3월 40.6%, 4월 39.3%로 40%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강서구(55.2%), 관악구(52.1%), 성동구(51.4%), 구로구(50.7%), 노원구(50.4%) 등에서 절반이 넘었고,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는 평균 이하로 나타나 도심·외곽 지역에 20∼30대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전월세신고제…세금·건보료 부담 임차인에게 전가 '우려'

6월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두고도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정부는 임대차 시장이 투명해지고 임차인 보호 기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전월세신고제 시행으로 임대인의 세금 등 부담이 늘어나면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성동구 행당동 E 공인 대표는 "전월세신고제가 도입되면 임대인의 소득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세금과 건강보험료 등이 올라간다. 생계형 임대인들은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도 전월세신고제 시행으로 소득이 드러나 세금 부담이 커지면 결국 전월세 임대료를 올려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지 않겠느냐는 집주인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전월세신고제를 통해 구축된 부동산 거래 정보가 과세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크다.



이 때문에 제도 시행 전에 갱신 계약을 미리 앞당겨서 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아현동 H 공인 대표는 "9∼10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전월세 계약을 미리 당겨서 하는 사례가 많다. 집주인이건 세입자건 자신의 계약 정보가 노출되는 게 싫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H 공인 대표는 "이런 이유로 계약갱신을 생각하는 집주인과 세입자 간에 계약서를 앞당겨 쓰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제도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이것 역시 새로운 규제로 받아들여 전월세 공급이 다소 위축되는 등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정부가 새로운 세원[234100]을 파악해 세금을 추가로 부과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앞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전월세 시장이 혼란스러워지면 정부가 과세 카드를 고민할 수 있을 텐데, 이 제도를 이용해 정부가 또 다른 무언가를 하려 한다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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