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강제착륙' 파문에도 반체제인사 또 체포

입력 2021-05-31 15:24   수정 2021-05-31 16:06

벨라루스, '강제착륙' 파문에도 반체제인사 또 체포
폴란드·리투아니아에선 벨라루스 야권 연대 시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벨라루스 정부가 항공기 강제 착륙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반체제 인사를 추가로 체포했다.
벨라루스 서부 도시 그로드노에서 유명한 인터넷 뉴스 매체 '흐로드나라이프'(Hrodna.life)의 편집장 알리아크세이 쇼타가 30일(현지시간) 당국에 체포됐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벨라루스 경찰은 쇼타를 극단주의 표현물을 게시한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쇼타는 벨라루스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인터넷 포털이자 독립 매체인 '투트바이'(Tut.by)와 협력해왔다.
앞서 벨라루스 정부는 이달 18일 투트바이 직원 15명을 체포한 뒤 투트바이 사이트를 폐쇄했다.
투트바이가 금지된 정보를 퍼뜨림으로써 미디어 관련법을 위반했다고 벨라루스 당국은 주장했다.
벨라루스 정부가 투트바이 사이트 폐쇄에 이어 쇼타를 체포한 것은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벨라루스 정부는 지난 23일 전투기까지 동원해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를 강제로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 공항에 착륙시킨 뒤 비행기에 타고 있던 반체제 인사 라만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했다.
프라타세비치는 2019년 폴란드로 망명한 언론인이다.
비행기 강제 착륙은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 당국은 여객기에 대한 테러 위협이 접수돼 비상 착륙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여객기 강제착륙 사건을 규탄하면서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7일 긴급회의에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결정했다.

벨라루스 정부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분노는 벨라루스 인접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로 확대됐다.
AFP 통신,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는 벨라루스 야권 인사를 지지하는 집회가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들은 "벨라루스를 위한 자유", "벨라루스를 돕자" 등의 문구를 흔들었으며 프라타세비치의 부모도 집회에 참석했다.
프라타세비치의 부친 드미트리는 "모든 사람이 신념을 표현할 권리를 가진, 자유로운 나라에서 우리는 살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리투아니아에서도 벨라루스 야권에 지지를 보내는 시위가 열렸다.
리투아니아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벨라루스 야권 인사에 정치적 망명지가 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를 30년 가까이 다스리며 자유 언론과 야권을 탄압하고 약 80%의 산업을 국가 통제하에 두는 등 권위주의적 통치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벨라루스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시위가 몇 개월 동안 이어졌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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