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수아성 텍사스 급변…총기·낙태·성·인종 전방위 극우화

입력 2021-05-31 16:19   수정 2021-05-31 16:23

미 보수아성 텍사스 급변…총기·낙태·성·인종 전방위 극우화
공화 주지사·의회 쌍끌이…"30년새 가장 보수적"
강간 때도 낙태금지…성인이면 묻지마 권총소유
선거 때 민주당 '침투' 막아내며 선명성 경쟁 심화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 내에서도 보수적인 것으로 명성이 높은 텍사스 주가 우편향을 급속도로 강화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텍사스 주의회가 최근 30년 사이 가장 보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며 31일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텍사스 주의회는 1월 2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87번째 정기회기를 진행한다.
이번 회기 때 여성이 임신하고 6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하고 성폭력이나 근친상간 피해자에도 예외 없이 이를 적용하는 소위 '심장박동법'이 제정됐다.
임신 6주는 임신부가 아이를 가졌다고 알기도 어려운 때다.
이 때문에 텍사스주 심장박동법은 낙태를 사실상 금지하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제한법으로 평가된다.
중범죄 전과 등으로 총기 소유가 법으로 금지되지 않는다면 21세 이상 성인은 별도 면허가 없어도 권총을 소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도 이번 텍사스 주의회 정기회기 때 통과됐다.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주의회만 통과하면 서명하겠다고 공언해온 법안이라 당연히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주는 현재도 면허 없이 소총을 소지할 수 있는데 권총까지 별 제약 없이 가질 수 있게 되면 '총기 해방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학교에서 이른바 '비판적 인종이론'(CRT)을 가르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도 주의회에서 의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비판적 인종이론은 인종을 '인간을 분류하는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범주'로 전제한다. 이 같은 범주가 유색인종을 억압하는 데 주로 사용됐다고 지적하며 법과 제도 내 인종차별 요소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선거 때 조기투표를 제한하고 우편투표를 까다롭게 만드는 법안도 주의회 문턱을 넘기 직전까지 갔었다.
법안이 주의회를 통과해 애벗 주지사에게 송부되면 서명이 확실시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법안을 비판했는데 이 법안은 텍사스 주의회 상원에서 발의된 법안으로 상원을 통과하고 하원에서 의결만 남겨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30일 집단행동으로 정족수 미달상황을 만들며 제정을 막아냈다.
이번 텍사스 주의회 정기회기 때는 주정부 기관과 계약한 스포츠팀이 경기 전 국가를 연주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법안도 통과됐다.
트랜스젠더 학생은 학교 운동부에 등록할 때 생물학적 성에 따르도록 하는 법안은 발의됐으나 주의회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텍사스 주의회에서 극보수적 법안들이 발의되고 통과되는 이유는 상·하원을 공화당이 완벽히 장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텍사스 하원의원 149명 중 82명, 상원의원 31명 중 18명이 공화당이다.
작년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연방· 주 상·하원선거에서 공화당이 약진하면서 공화당 내 선명성 경쟁이 심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선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적극적인 선거운동이 어려웠던 상황 등에 힘입어 텍사스 주의회에 민주당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낸 공화당원들이 사회적으로 견해차가 큰 문제는 피하고 주류 유권자에게 소구하는 문제 집중하는 '자기보호전략'을 버렸다는 것이다.
공화당 경선에서만 승리하면 의원이 되기는 떼놓은 당상인 상황이라 지지자들만 바라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정치전략가는 공화당에선 선거 대신 경선만 신경을 쓴다며 "공화당 경선에서 패배하는 유일한 방법은 '지나치게 진보적이다'라는 평가를 받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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