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하고 비용도 큰데"…中企엔 백신휴가 '그림의 떡'

입력 2021-06-02 16:21   수정 2021-06-02 18:01

"인력 부족하고 비용도 큰데"…中企엔 백신휴가 '그림의 떡'
휴가비 지원 요구 목소리…국회 논의에 정부는 재정 부담 들어 '난색'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이태수 기자 = "지금도 사람이 없어서 숙련 직원 1명이 3~4명 몫의 일을 하는데 어떻게 인력을 뺄 수 있겠어요?"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2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유급 휴가를 주는 것에 대해 "우리도 정부 권고를 따르고 싶지만 여력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 이사장은 "공무원이나 대기업은 인력 여유가 있어 가능하겠지만 중소기업은 최소의 인원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휴가를 보내고 대체인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욕실 자재업체를 운영하는 송공석 대표도 "1개 생산 라인에 10명이 들어갈 경우 백신 휴가로 1명이 빠지면 10%가 아니라 공정 특성상 20∼30% 생산성이 감소한다"며 "지금도 인력이 부족한데 어디서 필요한 대체 인력을 구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송 대표는 "유급 휴가를 이틀 주게 되면 1인당 약 20만원 부담이 느는데 직원이 100여 명이니 적은 금액이 아니다"며 "지금은 백신 휴가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가능성에 대비해 백신 휴가를 도입하고 기업에는 유급 휴가를 권고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제조, 유통, 금융, 제약 업계 등의 대기업들이 속속 백신 휴가를 도입하고 중견기업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인력난과 비용 부담을 걱정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이를 두고 '백신 휴가 양극화'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들은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소규모 기업의 경우 유급 휴가 주는 것이 녹록지 않으므로 일정 규모 이하 기업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휴가 비용과 함께 대체 인력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정부가 집단시설 감염을 우려하는 만큼 사업장에서 백신을 적극적으로 맞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소상공인 사업장에 최저임금 일할계산으로 이틀 정도의 금액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는 백신 접종자에 대한 유급 휴가 및 휴가비 지원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는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런 내용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노동자가 백신 접종 후 발열·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1~2일 정도 휴가를 주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경우 사업주에게 유급휴가 비용을 지원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담겼다.
하지만 정부는 막대한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당장 백신 접종에 따른 국고지원금 추계가 어렵고 향후 백신 접종이 반복되면 지원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한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복지위는 향후 전체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논의할 예정인데 정부의 반대 입장이 완강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백신 휴가 지원금을 요구하는 업계 목소리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전달했다"고 말했다.
k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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