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라, 못 낸다"…유료방송 수익배분 두고 전방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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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6-03 06:30  

"더 내라, 못 낸다"…유료방송 수익배분 두고 전방위 갈등

"더 내라, 못 낸다"…유료방송 수익배분 두고 전방위 갈등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및 홈쇼핑 방발기금 분담 '뜨거운 감자'

"시청권 보호 위해 필요시 권한 행사" 정부 경고에도 파열음 계속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방송과 콘텐츠, 유통 등 산업 지형도가 급변하면서 유료방송을 둘러싼 업계 간 수익 배분 마찰이 격화하고 있다.

유료방송의 수익성과 영향력이 과거 같지 않지만 최근 급성장한 콘텐츠 업계는 더 많은 수익 배분을 요구하고, 홈쇼핑 업계는 방송을 발판으로 모바일에서 거둔 이익을 나눌 수 없다고 버티면서다.

정부의 중재에도 업계 간 갈등이 오히려 격화하면서 애꿎은 시청자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 콘텐츠 업계 "프로그램 사용료 안 올려주면 송출중단"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IPTV방송협회는 CJ ENM을 겨냥해 "비상식적 수준의 공급 인상 대가를 요구하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협상 도중에 상대측 제안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지난해 CJ ENM과 일부 케이블방송 사업자와의 갈등이 IPTV 업계로까지 확산한 것이다.

나아가 협회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태블릿IPTV 등 서비스에서도 CJ ENM이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콘텐츠와 시청권을 볼모로 한 발목잡기식 행태"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에 CJ ENM도 "채널 영향력과 제작비 상승, 콘텐츠 투자 규모에 걸맞은 요구안이다. IPTV 3사야말로 콘텐츠 가치를 지나치게 저평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IPTV 업계가 수신료 매출과 홈쇼핑 송출 수수료 매출 중 17%만을 방송채널사업자(PP)에게 배분했다면서 "타 업계와 비교해 유료방송이 과도한 몫을 챙긴다"고 맞받아쳤다.



◇ 방송에서 손님 모아 모바일로 수익 내는 홈쇼핑 업계

방송업계가 분담하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을 홈쇼핑 업계가 얼마나 내야 하는지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홈쇼핑 업체가 내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산정 기준에 방송을 통한 매출뿐만 아니라 온라인·모바일 매출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홈쇼핑의 디지털 매출 증가에 방송의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실제 홈쇼핑 업계는 방송 중 추가 할인이나 사은품 증정 등으로 고객을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유도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주요 홈쇼핑 4개사의 온라인·모바일 매출액은 2018년 1조1천500억원에서 지난해 1조7천억원으로 급증했으나, 같은 기간 홈쇼핑업계의 방송통신발전기금 납부액은 598억원에서 476억원으로 줄었다.

홈쇼핑 업계는 온라인·모바일 실적은 방송 사업과 무관하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또한 홈쇼핑이 유료방송에 내는 송출 수수료가 매년 인상된 만큼 기금 납부액까지 늘릴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정부 중재에도 업계 재충돌…"미디어 환경 급변에 갈등 불가피"

이처럼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자 과기정통부는 최근 조경식 2차관 주재로 업계 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조 차관은 정부의 중재 의지를 밝히면서 규제 개선과 법제 정비를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시청권 보호와 방송의 다양성 구현을 위해 필요한 경우 법령상 권한을 행사하겠다"며 경고 메시지도 그는 던졌다.

그런데도 업계에선 유사한 마찰과 갈등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산업 간 역학구조를 재편하려는 시도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CJ ENM은 정부의 중재 시도 이후 불과 나흘 만에 IPTV 업계를 재차 비판했고, 이에 IPTV협회도 "(CJ ENM이) 오만과 욕심에 가득 차 있다"며 반발하는 등 갈등이 확산 일로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중재마저 무시한 업계의 힘의 논리는 결국 시장과 소비자 모두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라며 "해외 거대 사업자의 공세 속에 업체 간 갈등보다 상생 발전을 위한 대화와 장기적 성장 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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