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주일대사 "징용소송 해결 방안 많아…12가지 이상"

입력 2021-06-11 08:28   수정 2021-06-11 08:29

강창일 주일대사 "징용소송 해결 방안 많아…12가지 이상"
아사히신문 인터뷰…"문대통령, 스가 총리와 흉금 터놓고 대화 의지"
"도쿄올림픽 개최 지지"…주일 한국대사관 직원 백신접종 지원 요청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강창일 일본 주재 한국대사는 한일 간 최대 현안인 징용 피해자 소송 등을 둘러싼 문제와 관련해 한국 측에서 생각하는 해결 방안이 많이 있다면서 일본 측이 전제 조건을 붙이지 말고 우선 대화에 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강 대사는 11일 자 아사히신문과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중에 한국 정부가 일본 측 요구대로 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 관련 현안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제안을 할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아 같이 선택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한일청구권협정 등을 내세워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며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강 대사는 한국 측에만 해결 방안을 내놓으라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일본 측이 "이런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알려주면 한국 측에서도 '이것은 국내 피해자 설득이 어렵다'라거나 '이것은 실현할 수 있다'라든가 하는 의견 교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대화하게 되면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는 전쟁이 아니다. 한쪽의 100% 승리는 있을 수 없다"며 서로 양보할 부분은 양보하면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교장관 간 회담도 열어야 하고 국장급 수준에서 자주 실무적인 대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측이 고려하는 해결책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만 해도 12가지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내년 3월의 한국 대선을 앞두고 올 11~12월쯤 선거 운동이 본격화하면 일본 관련 이슈가 큰 화두로 부상하고 반일 감정 문제도 돌출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負·짐이나 빚)의 유산'을 다음 정권으로 넘기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한 강 대사는 "만약 (문 대통령 임기 중에)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 4, 5년 후에도 똑같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올 1월 8일 임명장을 받을 때 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를 만나 흉금을 터놓고 대화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한국 측이 입장을 표명한 만큼 일본 측이 이에 답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일본 측이)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나 구체적인 안을 알려주면 그것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징용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이 대법원의 이전 배상 인정 판결과 다르게 지난 7일 원고 청구를 각하한 것과 관련해선 "한국은 완전한 삼권분립이 이뤄져 있어 사법부 판결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이번 판결은 판사가 자신의 양심과 법리에 따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1심이어서 대법원에서 다시 확정될 때까지 몇 년이 걸릴 것이라며 양국 정부가 그 전에 외교적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11~13일 영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에 대해선 동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과 일본만 참석하는 기회이므로 양국 정상이 만나는 것이 "상식적"이라는 생각을 피력했다.
그는 "(두 정상이)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어 얘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고, 그런 분위기를 볼 수 있는 것이 양국 국민에게도 좋은 일"이라며 일본 정부가 "어른스럽게" 대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을 둘러싼 역사 문제를 놓고 한국 측이 실효성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스가 총리가 문 대통령을 따로 만나 대화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주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올 1월 부임 후 일본 주요 언론매체 중에서 아사히신문과 첫 공식 인터뷰를 한 강 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일본 내에서 취소 여론이 일고 있는 도쿄올림픽에 대해 "한국 정부는 개최를 바라고 있고,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방한했던 점을 들어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때 방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수행 인원 제한이 엄격해 경호 문제 등 환경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며 문 대통령 방일에 대비해 주일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힘을 써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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