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강제노동 규탄 요구한 바이든, G7 견해차에 '대중국' 시험대(종합)

입력 2021-06-13 11:51   수정 2021-06-13 11:57

中 강제노동 규탄 요구한 바이든, G7 견해차에 '대중국' 시험대(종합)
서방 백신외교 주도…중국 일대일로 대항용 '더 나은 세계재건'(B3W) 구상 출범
미 대중 압박 요구에 G7국가 간 이견…외신 "노골적 반중블록 경계 국가도 있어"
CNN "두번째 세션 도중 불화 드러나…한때 실내 인터넷 전면 차단"
NYT "독일·이탈리아·EU, 대중 무역·투자에 차질 생길까봐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인 영국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대(對)중국 강공책을 몰아붙이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도착 후 '미국이 돌아왔다'는 일성을 내던진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 규합과 다자주의를 기치로 중국을 겨냥한 포위망 구축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을 최대 적수로 규정한 미국과 달리 일부 정상은 일정한 온도 차를 보여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 견제 전선 구축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백악관은 G7 정상회의 무대에서 미국이 현안을 주도하고 있다고 자찬하며 중국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모습이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영국에서 한 기자회견을 통해 전염병 대유행 극복을 위해 5억회 접종분의 화이자 백신 기부 계획을 발표하며 G7 국가들의 10억회 접종분 제공 구상을 이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는 미국의 '백신 독식' 비판을 완화하는 동시에 자체 개발한 백신을 해외에 적극 제공한 중국, 러시아에 비해 '백신 외교'에서 뒤처진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이 G7의 글로벌 인프라 투자 구상인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 출범에 합의했다고 밝힌 것도 중국 견제용이다.
G7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대안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B3W는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응해 G7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으로서, 중국의 팽창을 막기 위한 경제영토 확장 경쟁에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진영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은 인권을 고리로 한 대중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신장 위구르족과 소수민족을 겨냥한 중국의 강제노동 관행에 대해 공개적으로 규탄하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는 것이 외신의 보도다.
바이든 대통령은 "강제노동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자 불공정한 무역 경쟁의 악랄한 사례라는 점을 전 세계에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중국 제품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미 당국자 발언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천양지차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중국과 충돌했지만 동맹 규합이 아니라 주로 미중 간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 구도였다.
이는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고리로 방위비 증액 요구를 넘어 미군 철수 엄포까지 불사하고 '미국은 돼지저금통이 아니다'라며 동맹과 통상 마찰을 반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불가피한 선택지였을 수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미국 우선주의'를 폐기하고 동맹 복원과 다자주의적 접근법을 통해 중국을 협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오는 15일까지 이어지는 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미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이런 구상을 펼칠 첫 기회이자 시험대인 셈이다.

일단 G7의 다른 국가들은 중국 견제라는 큰 틀에 동의하며 미국의 생각에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온도 차가 나거나 이견이 있는 부분도 적지 않아 보인다.
중국의 강제노동 관행을 규탄하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AP 통신은 일부 유럽 국가가 중국과 분열을 우려해 주저한다며 G7 정상이 이런 조처를 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B3W에 대해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고, 궁극적으로 얼마나 많은 투자가 이뤄질지는 당장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의도에 휩쓸려 대중 강경일변도로 나가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국가들이 여전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은 G7이 중국에 대해 더욱 강경한 노선을 취하라고 요청하지만 모든 동맹이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간 수백만대의 자동차를 중국에 수출하는 독일, 중국의 이웃이자 교역 상대국인 일본, 일대일로에 동참한 이탈리아를 예시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G7이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려는 미국의 강한 압력에 옥신각신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좀 더 매파적인 자세를 취하려 하지만 일부 다른 정상은 G7이 노골적인 반중 블록으로 비칠 위험성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특히 12일 두번째 세션에서는 중국 대응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놓고 정상들 사이에 심각한 간극이 감지됐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한 고위 당국자는 첫번째 세션과 달리 두번째 세션에서는 좀더 '불화'가 드러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견해차는 세션 도중 한때 '매우 민감한' 수준으로 치달았으며, 실내 인터넷이 전면 차단되는 상황이 빚어졌다고 한다.
CNN은 "미·영·캐나다는 중국을 상대로 더 강력한 행동을 요구했고, 여기에 유럽 국가들이 맞섰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다른 정상들에게 중국의 반(反) 민주주의 행태에 목소리를 낼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중국에 조치를 내릴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미 당국자들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중국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서방국 간 이견은 중국을 파트너로 볼 것인지, 경쟁자로 볼 것인지, 아니면 적국 또는 위협으로 볼 것인지를 놓고 벌어진 논쟁을 반영한다면서 포괄적인 대응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특히 독일, 이탈리아, EU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NYT는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들은 중국과의 막대한 무역 및 투자 협상에서 위기가 생길지, 또는 신냉전 기조를 부추기게 될지를 놓고 분명하게 우려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NYT는 특히 백악관이 이날 발표한 B3W 계획의 명칭은 중국 '일대일로'의 영문명(BRIㆍBet and Road Initiative)과 비슷하다면서 미국과 유럽, 일본이 그동안 추진해 온 프로젝트들을 짜깁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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