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적색거성 베텔게우스 '광도 급감'은 표면냉각·먼지구름 때문"

입력 2021-06-17 00:00  

[사이테크 플러스] "적색거성 베텔게우스 '광도 급감'은 표면냉각·먼지구름 때문"
파리천문대 몽타르제스 박사팀 "별 표면 온도 떨어지며 형성된 우주먼지가 별빛 가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2019년 11월부터 2020년 3월 사이 지구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적성 거성으로 오리온자리에서 가장 밝은 알파( α) 별인 '베텔게우스'의 밝기(광도)가 갑자기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가 2020년 4월께 예전 밝기를 회복했다.
태양보다 수십 배 큰 별의 밝기가 이처럼 빠르게 변하는 것은 매우 드문 현상으로, '광도 급감'이 베텔게우스의 초신성 폭발(supernova) 임박 징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으나 이런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프랑스 파리천문대 천문학자 미귀엘 몽타르제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 베텔게우스 '광도 급감'은 이 별의 남반구 일부 지역 온도가 떨어지면서 발생한 먼지구름이 별빛을 가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칠레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ESO) 초거대망원경(VLT)에 장착된 분광-편광 특수카메라 '스피어'(SPHERE)를 이용해 광도 급감 사건 전후 촬영한 베텔게우스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이 공개한 2019년 1월과 2019년 12월, 2020년 1월, 2020년 3월 사진에서 베텔게우스는 맨눈으로도 확연히 구별될 정도로 어두워졌고, 전체적으로 일그러진 원으로 보일 정도로 형태가 크게 변한 모습으로 관측됐다.
일부에서는 광도 급감이 베텔게우스의 초신성 폭발 임박 징후라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이후 어떤 폭발도 관측되지 않았다. 초신성은 태양보다 질량이 훨씬 큰 별이 내부 수소와 헬륨 등을 소진하고 죽음을 맞을 때 대폭발을 일으키며 소멸하는 것으로 우리은하에서는 17세기 이후 관측된 적이 없다.

연구팀이 고해상도 영상을 통해 베텔게우스 표면을 분석한 결과 광도 급감 시기에 남반구가 평소보다 10배 이상 어두워졌고, 어두운 곳의 형태와 강도가 광도 급감이 진행된 3개월간 빠르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측 자료와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 결과 남반구 표면에서 어둡게 관측된 지역은 국소적으로 온도가 주변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광도 급감이 초신성 폭발 징후와는 관련이 없는 것임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베텔게우스 표면은 거대한 가스 거품이 별 안에서 움직이고 수축하고 부풀어 오르면서 정기적으로 변한다며 광도 급감 현상 전 분출된 거대한 가스 거품이 일부 지역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응축돼 먼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적색 거성의 표면에서 빠르게 일어나는 현상을 최초로 실시간 관측, 분석한 것으로 베텔게우스에서 광도 급감이 일어나는 과정뿐 아니라 별의 구조와 진화에 대해서도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몽타르제스 박사는 "우리는 소위 '우주먼지'(stardust)가 형성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며 이 연구 결과는 우주먼지가 별 표면 가까이에서 매우 빠르게 형성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자인 벨기에 루뱅대학 에밀리 캐넌 박사는 "우리가 목격한 것처럼 별의 서늘한 지역에서 방출되는 우주먼지가 지구 같은 행성이나 생명체의 구성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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