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중매체 빈과일보 폐간 위기…독자들은 구매운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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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6-18 21:55  

홍콩 반중매체 빈과일보 폐간 위기…독자들은 구매운동(종합)

홍콩 반중매체 빈과일보 폐간 위기…독자들은 구매운동(종합)

"중국공산당 100주년 7월1일 전 발행 중단" 관측 확산…편집국장·CEO 기소

빈과일보, 평소보다 5배 많은 50만부 발행하며 저항…가판대 매진행렬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의 대표적 반중매체 빈과일보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이자 홍콩 주권반환일인 오는 7월 1일 이전에 폐간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빈과일보의 편집국장 등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18일 기소됐다.

빈과일보는 당국의 단속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이날 평소보다 5배 많은 50만부를 발행했고, 독자들은 구매운동을 펼치며 신문을 응원했다.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47세와 59세 남성을 외국 혹은 외세와 결탁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트리려 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기소한 이들의 이름은 특정하지 않았다.

빈과일보는 기소된 이들이 자사의 라이언 로 편집국장과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의 최고경영자(CEO) 청킴흥(張劍虹)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신문에 실린 글에 대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앞서 홍콩 경찰 내 홍콩보안법 담당 부서는 전날 500명의 경찰을 투입해 빈과일보의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로 편집국장 등 고위 관계자 5명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경찰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언론사의 자산을 동결하고 취재자료를 압수한 것은 처음이다.

국가안전처는 앞서 빈과일보의 운영 자금을 대온 사주 지미 라이의 자산도 동결했다.

스티브 리(李桂華) 홍콩경무처 국가안전처 선임 경정은 "빈과일보는 2019년부터 30여건의 기사를 통해 외국 정부를 향해 홍콩과 중국 정부에 대해 제재를 부과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는 홍콩보안법 상 외세와의 결탁 혐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30일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홍콩의 8개 언론단체는 전날 공동명의의 성명을 통해 "당국이 언론을 겨냥해 홍콩보안법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빈과일보는 당국의 압박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날 평소보다 5배가량 많은 50만부를 발행했다.

1면을 비롯한 8쪽의 지면을 통해 전날 경찰의 압수수색 후 이날 신문이 발행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면서 경찰이 편집국에서 44대의 컴퓨터와 취재 자료를 압수해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7월 1일 이전에 우리를 침묵시키려고 백색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존 리 홍콩 보안장관은 전날 빈과일보 관련 기자회견에서 7월 1일 전에 빈과일보를 폐간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당국은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트리는 누구에 대해서도 엄정한 대응을 할 것이며 법이 허용하는 모든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언론계와 대중을 향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빈과일보 인사들과의 모든 관계를 끊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빈과일보의 문제가 되는 기사를 대중이 공유해서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날 빈과일보는 가판대와 상점에 깔리자마자 빠른 속도로 팔려나갔다.

몽콕 지역에서는 가판대에 빈과일보가 도착하는 이른 새벽 시간에 맞춰 사람들이 몰려나와 길게 줄을 선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대부분 1부 이상을 구매했고, 일부는 여행가방과 수레를 끌고 나와 수십부씩 사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출근 시간께 이미 상당수의 가판대에서는 빈과일보가 매진됐다.

한 가판대 주인은 RTHK에 "평소 빈과일보를 하루 60부 파는데 오늘은 일찌감치 1천800부가 팔려나갔다"며 "추가로 3천부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홍콩프리프레스(HKFP)는 "이날 독자들이 빈과일보를 여러 부씩 구매하며 연대감을 표시했다"며 "어떤 이는 100부를 구매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빈과일보는 "신문 초판이 나오는 17일 자정께부터 사람들이 곳곳의 가판대에 줄을 길게 늘어섰고 18일 오전 1시 초판이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2~3부씩 사 갔다"며 "어떤 이들은 10~100부씩 사가 빠른 속도록 신문이 매진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빈과일보의 운명에 대해서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SCMP는 이날 '홍콩의 자유분방한 빈과일보가 폐간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빈과일보가 국가보안을 내세운 탄압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며 "고위 간부 체포와 두 번째 자산 동결로 미디어 거물 지미 라이(黎智英)의 대표적 간행물이 막다른 골목에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명보는 "주요 인사 체포와 자산 동결로 빈과일보가 위기에 몰렸다"면서 "홍콩 주권 반환일인 7월 1일 이전에 빈과일보 운영이 중단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빈과일보는 중국 본토 출신으로 홍콩으로 건너와 자수성가한 사업가 라이가 1995년 창간했다.

1980년대 의류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해 성공한 라이는 이후 넥스트디지털(구 넥스트미디어)을 설립하고 언론계에 발을 들였다.

초창기에는 선정적인 보도로 논란을 일으켰던 빈과일보는 2002년 둥젠화(董建華) 초대 홍콩 행정장관이 취임한 이후 정치문제에 집중된 보도를 내놓으며 중국과 홍콩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라이는 2019년 불법집회 참여 혐의로 최근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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