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100년] ② '중국붕괴론' 넘었지만 '차이나 포비아' 확산

입력 2021-06-20 07:07  

[中공산당 100년] ② '중국붕괴론' 넘었지만 '차이나 포비아' 확산
각국서 중국에 부정적 여론 최고조…미국인에 '가장 큰 적' 부상
'늑대전사 외교'에 반감 깊어져…미중 갈등·전략적 경쟁 본격화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미국의 최대 적, 세계 많은 나라에서 첫손 꼽는 '비호감' 국가.
올해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 중국에 붙은 꼬리표다.
중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7월 1일)을 앞두고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12호를 쏘아올리며 축하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나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중국에 대한 반감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이다.
이같은 여론은 중국의 부상이 시작될 무렵부터 서방이 제기해온 '중국 붕괴론'을 떨치고 초강대국의 길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도중에 확산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서방에서는 옛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진 것처럼 중국 공산당도 붕괴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중국계 미국인 변호사 고든 창은 2001년 저서 '중국의 몰락'에서 중국이 10년 안에 몰락할 것이라고 주장해 주목받았다.
중국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던 중국 연구의 권위자 데이비드 샴보도 2015년 "중국공산당 통치의 엔드게임(endgame·종반전)이 이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이 내부에서 스스로 붕괴할 것이라는 여러 전문가의 예측은 빗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옛 소련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집중적으로 학습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을 위협하는 나라로 부상하는 동시에 중국, 특히 중국공산당이 이끌어가는 중국에 대한 공포와 혐오는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이른바 '차이나 포비아'(China Phobia·중국 공포증)이다.
지난 3월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 이제 미국인들은 중국을 최대의 적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가장 큰 적으로 중국을 꼽은 사람은 절반에 가까운 45%로 1년만에 2배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중국이 최대 적이라고 답한 사람이 22%로 러시아(23%) 다음이었다.
미국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중국의 경제적 부상이다.
앞으로 10년간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에 결정적인 위협이라고 답한 사람은 63%로 2019년(46%) 조사 때보다 급증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퓨리서치센터의 14개국 대상 조사 결과 한국과 호주, 영국, 미국 등 9개국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 평가가 역대 최고였는데 대부분 나라에서는 4명 가운데 3명 이상이 중국에 부정적이었다.
이같은 결과에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이 치열한 이념대결을 벌였던 냉전시대에 옛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에 대한 공포감 못지않게 중국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은 세계적인 반중(反中) 여론을 확산시킨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을 규탄하며 제재에 나섰다.
우여곡절 끝에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은 세계 경제에 편입돼 교역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경제력이 눈부시게 성장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방력도 대폭 강화했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잘 극복하고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를 이끌며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할 때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경제 성장에 인터넷 발전까지 맞물려 미국처럼 바뀔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표방하는 '중국식 사회주의'는 여전히 서구식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1980년대 이후 경제·사회적 개혁·개방에 힘을 쏟고는 있지만 정치적 통제는 점점 강해졌으며 경제부문에도 국가의 손이 더 깊숙이 뻗치고 있다.
'통제·감시 국가'로 국제사회에 알려진 중국은 얼굴인식 등 감시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체주의 국가가 되어간다고 서방 언론은 지적한다.
세계 공산당 가운데 가장 장수한 중국공산당의 일당체제는 공고한 편이다. 공산당 내부에서도 권력은 국가 주석인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1인에게 집중되고 있으며 시 주석의 장기집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체계와 이상이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 등 글로벌 보편적 가치에 맞지 않는다는 점은 다른 나라들의 공포를 더욱 증폭시킨다.
공산당의 인권 탄압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최근 몇년 사이에는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소수민족 구금과 강제노역 이슈가 떠올랐다.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을 강행하면서 홍콩의 정치적 자유를 빼앗았다는 안팎의 비판도 거세다.
중국의 해외 투자는 환영받았지만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경계감도 함께 높아졌다. 이에 호주 등이 잇따라 브레이크를 걸고 '차이나 머니'에 퇴짜를 놨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 등에서 강압적 태도를 보이며 주변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시진핑은 덩샤오핑(鄧小平)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는 외교 전략을 버렸다.
대신 공격적인 '늑대 전사(戰狼·전랑) 외교'를 채택하자 다른 나라들은 중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

시 주석은 2017년 당 대회에서 2050년까지 중국이 종합 국력과 국제 영향력에서 세계 선두에 서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이 된다는 장기 목표도 내걸었다. 사실상 세계 최강국인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도전장을 낸 것이다.
중국의 부상은 경제,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을 위협한다. 일부 전문가는 미중 '신냉전'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에서 가시화했으며 주 바이든 현 행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양국 경쟁의 핵심엔 과학기술이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단적인 예다.
미국은 최근 의회에서 2천500억 달러(약 280조 원) 규모에 이르는 대중 견제 법안을 패키지로 추진하면서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EU와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기술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무역기술위원회(TTC)를 함께 신설하기로 했다.
미국은 주요 7개국(G7)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각각 중국을 견제하며 대중 포위망 확대에 나섰다.
중국은 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서 미국의 강력한 압박을 받는 가운데 시 주석이 지난달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국가 발전의 전략적 버팀목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칼을 갈고 나섰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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