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리 "영토 내 미국 기지 절대 허용 안 해"

입력 2021-06-20 11:51  

파키스탄 총리 "영토 내 미국 기지 절대 허용 안 해"
'아프간 철수' 미국은 인근국에 기지 구축 필요 상황
파키스탄, 최근 미국 대신 중국과 관계 강화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 중인 가운데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자국 내에 미군 기지나 미국 중앙정보국(CIA) 거점 설치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철군 완료 후 유사시 아프간 내 무인기 공습이나 정보 수집을 위해 인근국에 기지 구축이 필요한 상태인데 칸 총리가 이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단호하게 밝힌 것이다. 아프간의 남부와 동부는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20일 익스프레스트리뷴 등 파키스탄 언론에 따르면 칸 총리는 전날 다큐멘터리 뉴스 '악시오스 온 HBO'(Axios on HBO)와 인터뷰에서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탈레반 등을 겨냥한 대테러 임무 수행을 위해 파키스탄 내 CIA 기지 건설을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절대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칸 총리는 "파키스탄 영토에서 아프간을 겨냥한 어떤 군사 활동이나 기지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달 초 아프간이 미국을 공격하려는 테러리스트들의 거점이 되지 않도록 파키스탄과 군사, 정보, 외교 채널을 통해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군 관계자들도 최근 뉴욕타임스에 아프간 수도 카불 함락이나 포위 상황 등 극도로 위험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 전투기나 무인기가 아프간에 개입하는 방안을 하나의 옵션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샤 메흐무드 쿠레시 외교부 장관 등 파키스탄 고위 관리들은 자국에 미국 기지를 허용하는 것과 관련한 어떤 제안도 받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어 이번에는 칸 총리까지 나서서 자국 내에서의 미국 군사 활동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아프간은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과도 국경을 맞댔지만 이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의 입김이 강하게 미치는 곳이라 역시 미국이 군사 활동의 거점으로 삼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의 서쪽에는 미국과 적대 관계인 이란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이 아프간 내 모든 공군기지에서 철수한 뒤 공습 작전을 벌인다면 걸프해역(페르시아만)에 있는 기지를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익스프레스트리뷴은 "미국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파키스탄은 1980년대 아프간에서 소련군과 싸우는 반군 무자헤딘을 함께 지원할 정도로 가까웠으나 지금은 관계가 상당히 멀어진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1월 테러리스트에게 피난처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파키스탄 군사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대신 파키스탄은 중국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군사·경제적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2001년 9·11 테러 직후 아프간을 공습해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미국은 오는 9월 11일까지 철군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지난달 1일부터 공식 철수를 시작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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