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1주년에 홍콩 범민주진영 존폐기로

입력 2021-06-21 12:56  

홍콩보안법 1주년에 홍콩 범민주진영 존폐기로
제2 야당 의원 탈당 이어져…시민단체는 해체 위기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1주년을 앞두고 홍콩 범민주진영이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애국자만 출마할 수 있도록 한 선거제 개편과 위반 시 불이익이 큰 충성서약 의무화 대상 확대로 야당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시민사회가 주최해온 대표적 양대 연례 행사인 6·4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촛불집회와 7월 1일 주권반환일 집회는 당국의 불허 속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들 집회를 주최해온 단체는 해체 위기에 직면했다.
또 대표적 반중매체인 빈과일보는 폐간 초 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 제2 야당 공민당, 구의원 충성서약 앞두고 탈당 도미노
홍콩 제2 야당인 공민당은 지난 20일부로 소속 구의원이 32명에서 5명으로 줄어들었다.
체포와 기소 등에 따른 탈당에 이어 20일에만 11명이 한꺼번에 탈당해버린 결과다.
탈당 이유는 아무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홍콩 정가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의 탈당은 공민당의 해체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향후 체포, 기소될 소지가 있는 자가 당에 남아있을 경우, 당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자의반타의반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공민당의 입법회(홍콩 의회) 의원은 6명 전원이 탈당하거나 자격을 박탈당했다.
지난해 6월 30일 홍콩보안법 시행 후 범민주진영 정치인, 활동가들이 대거 체포되고 의원직을 상실한 가운데 홍콩 야당의 입지가 쪼그라들고 있다.
홍콩이공대 찬와이컹(陳偉强) 교수는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 정부의 눈에는 공민당이 홍콩에 제재를 부과하라고 서방에 로비한 범민주진영의 주요 세력이기 때문에 제거해야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중국 정부의 타깃은 사실상 홍콩 정치권에 남은 유일한 야당인 민주당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제1 야당인 민주당의 로킨헤이(羅健熙) 주석은 당국이 공직선거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게 된 선거제 개편으로 향후 선거에 후보를 낼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홍콩프리프레스(HKFP)와 인터뷰에서 "친중 진영에서는 우리에게 후보를 내라고 설득하고 있다"면서 "많은 동료들이 정계 은퇴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아직 입장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국이 다음달 구의원을 대상으로 충성서약을 받으면 범민주진영 구의회 의원 150~170명의 자격이 박탈될 것이라고 홍콩 언론은 전망했다. 당국은 충성서약의 진실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의원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


◇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지련회 해체 위기
홍콩의 대표적 시민단체인 민간인권전선과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지련회)는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에서 해체 위기에 직면했다.
2003년부터 매년 7월 1일 주권반환일 집회를 주최해온 민간인권전선은 올해 18년 만에 처음으로 행사를 개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간인권전선의 대표 대행 청청파이는 HKFP와 인터뷰에서 "현재 대표가 부재한 상황에서 올해 대규모 행사를 주최하는 게 불가능하고, 경찰이 우리를 무허가 단체로 규정한 상황에서 집회 신청을 해도 허가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민간인권전선의 피고 찬 대표는 2019년 불법집회 참여 혐의로 징역 18개월을 선고받았다.
민간인권전선은 인권과 민주주의에 관심이 있는 50여개 단체가 연합해 결성됐다.
이 단체는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7월 1일에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거리 행진과 집회를 주최해왔고, 2019년 범죄인 송환법 반대 대규모 집회를 여러 차례 기획했다.
앞서 찬 대표는 지난 4월 홍콩 경찰이 민간인권전선에 대해 사회단체조례를 위반했다며 재정과 집회 활동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청 대표대행은 오는 9월 회의에서 민간인권전선 해체에 관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콩 당국은 또 지련회가 1990년부터 30년간 빅토리아파크에서 주최해온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촛불집회를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불허했다.
올해는 아예 빅토리아파크를 봉쇄하고, 불법집회에 참여할 경우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련회의 주석과 부주석 1명은 2019년 불법집회 참여 혐의로 수감 중이다.
친중 진영에서는 지련회의 '일당독재 종식' 강령이 홍콩보안법 위반이라며 단체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당국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펼치고 자산을 동결한 빈과일보는 이달 내에 폐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의 변호사인 마크 사이먼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빈과일보가 며칠 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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