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코골이가 잦은 아이들은 사춘기에 고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수면 연구·치료 센터(Sleep Research and Treatment Center)의 훌리오 페르난데스-멘도사 교수 연구팀이 5~12세 아이들 421명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2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아이들을 수면 실험실(sleep lab)에서 재우면서 수면 중 자주 코를 골고 호흡이 끊기는 수면무호흡증(OSA: obstructive sleep apnea)이 있는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약 12%가 OSA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혈압도 측정했다.
연구팀은 8년 후 이 아이들이 평균 16세(12~23세)가 되자 다시 수면 실험실에서 재우면서 OSA와 혈압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코골이 아이들의 수면무호흡증이 사춘기까지 계속되면 코를 골지 않고 자는 다른 아이들보다 고혈압 발생 위험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면무호흡증이 10대 초부터 시작된 아이들은 사춘기에 고혈압이 나타날 위험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만성 코골이 아이들은 또 기립성 고혈압(orthostatic hypertension)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립성 고혈압은 엎드린 자세에서 갑자기 몸을 일으켰을 때 혈압이 급상승하는 현상으로 강력한 심장병 위험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동기의 수면무호흡증과 사춘기 고혈압 사이의 연관성은 그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분명하지 않다. 비만이 아이들 수면장애의 위험요인이기는 하다.
그러나 코골이가 고혈압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이라면 이는 교감신경계(sympathetic nervous system)의 변화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교감신경계는 자율신경계의 하나로 혈압, 체온 등 신체기관의 활동을 우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조절하는 신경조직이다.
이 결과는 아이들의 코골이가 지니는 심각성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아이들의 코골이는 50%는 사춘기에 이르면 해소되지만, 나머지 50%는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문제로 남게 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러나 아이들의 수면장애가 만성화될지 아닐지는 의사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아이들의 장기적인 심혈관 건강을 생각한다면 조기 치료가 득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를 지원한 미국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산하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NHLBI: 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 소장 마리슈카 브라운 박사는 아이들의 코골이가 심혈관질환 위험에 미치는 단기적 또는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보가 부족했는데 이 연구 결과가 이를 보충해 줄 수 있게 됐다고 논평했다.
이 결과는 공중보건 문제로서의 아이들의 수면장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심장학'(JAMA Card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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