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는 ACE2로 침투? 대체 경로 뚫을 수도 있다

입력 2021-06-25 17:23  

신종 코로나는 ACE2로 침투? 대체 경로 뚫을 수도 있다
ACE2 외 다른 경로 여는 돌연변이 발견, 접종 중인 백신은 '유효'
실제로 쓰인다는 증거, 대체 수용체 아직 못 찾아
미국 워싱턴 의대 연구진, 저널 '셀 리포트'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세포에 감염하는지 알아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는 숙주 세포의 표면에 발현하는 ACE2 수용체와 결합해야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일종의 효소 단백질인 ACE2 수용체는 신종 코로나의 세포 침투로를 여는 열쇠나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개발된 코로나19 백신과 항체 치료제는 하나 같이 이 침투 경로를 교란하게 디자인된 것이다.
그런데 특정 돌연변이가 생긴 신종 코로나는 ACE2를 거치지 않고도 세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가 이렇게 다른 경로로 세포에 침투하면 현재 사용 중인 백신과 항체 치료제를 회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가 ACE2 외의 다른 경로를 이용해 백신과 항체 치료제를 회피한다는 증거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워싱턴의대 연구진은 23일(현지 시각) 과학 저널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문제의 돌연변이가 발견된 곳은 신종 코로나의 확산 과정에서 변이가 많이 발견된 지점 중 하나다.
이럴 때 생기는 대체 수용체와 흡착 인자(attachment factors)는 대부분 ACE2 의존 경로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인 세블라 쿠틀루아이(Sebla Kutluay) 분자 미생물학 조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대체 경로는 주요 세포 유형인 인간의 폐 세포에 감염하는 데 쓰이는 것"이라면서 "(신종 코로나가) 사람들 사이에 퍼지면서 획득한 돌연변이를 통해 이런 우회 감염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쿠틀루아이 교수는 지난해 같은 대학의 M. 벤 메이저 세포 생물학 석좌교수와 함께 신종 코로나 감염 세포 내에서 어떤 분자적 변화가 생기는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를 연구하는 대부분의 과학자는 바이러스가 잘 자라는 영장류의 신장 세포를 모델로 쓴다.
하지만 워싱턴의대 연구팀은 자연 상태에서 감염된 것과 유사한 폐 세포 등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폐와 두경부 세포주(cell lines)를 두루 테스트하다 우연히 찾아낸 게, ACE2가 검출되지 않는 인간의 폐암 세포주다.
이번 실험엔 쓴 바이러스는 미국 워싱턴 주에 거주하는 코로나19 환자로부터 분리해 실험실에서 배양한 것이었다.
그런데 ACE2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484번 아미노산 한 개에 돌연변이가 생긴 걸 확인했다.
스파이크의 484번 위치는 돌연변이가 잘 생기는 일종의 '핫 스폿(hot spot)'이다.
'주요 코로나 변이'(variants of concern) 가운데 영국발 알파 변이와 남아공발 베타 변이도 484번 위치에 돌연변이가 있다. 하지만 똑같은 돌연변이는 아니다.





메이저 교수는 "ACE2를 거치지 않고 세포 내로 들어가는 선택압(selective pressure)을 받았을 수 있다"라면서 "세포 감염 메커니즘이 수시로 변하는 바이러스에 맞서 싸운다는 건 여러 가지로 무서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행스럽게도 이 대체 경로가 신종 코로나가 감염하는 실제 상황에서 작동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바이러스가 대체 경로에 쓰는 수용체부터 확인해야 한다.
쿠틀루아이 교수는 "ACE2를 가진 세포를 이용하다가 다 떨어지면 대체 경로로 바꿀 가능성도 있다"라면서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사람의 신체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수용체를 모르면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예상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ACE2 외의 다른 수용체를 확인하는 걸 다음 목표로 잡았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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