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길 주인도대사 "대단했던 코로나19 대유행, 합심해 극복 중"

입력 2021-06-26 16:12   수정 2021-06-26 17:13

신봉길 주인도대사 "대단했던 코로나19 대유행, 합심해 극복 중"
3년6개월 근무 마치고 내달 이임…"양국 관계 모든 분야서 격상"
"韓·印 관계 역사상 가장 좋아…서로에 지렛대 역할"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뉴델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이제 100명대로 내려왔더라고요. 대단했던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민관이 합심해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간 인도를 강타한 코로나19 대확산 속에서 현지 교민의 안전을 책임지며 고군분투했던 신봉길(66) 주인도대사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지난달 초 하루 41만명 넘게 쏟아졌던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이제 5만명 안팎으로 줄었다. 2만8천명을 넘었던 수도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 수도 100명대로 감소했다.
들불처럼 감염이 확산하던 때는 병상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웠다. 환자 치료용 의료용 산소도 부족했다. 뒤늦게 병상을 확보한 탓에 치료가 늦어 목숨을 잃은 교민도 여러 명 나왔다.
신 대사는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당시 대사관으로 하루 100통이 넘는 전화가 걸려왔다"며 "직원들이 24시간 대기하며 최대한 지원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1차 유행이 끝나고 산소발생기 3대를 사뒀는데 2차 유행 초기 때 교민 사회에 상당히 도움이 됐다"며 "산소발생기를 더 확보하기 위해 지금까지 70∼80대를 외교행낭 편으로 한국에서 급히 전달받았는데 이는 이곳 외교가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시도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코로나19를 피해 귀국길에 오른 교민도 지원했다.
신 대사는 "정기항공편이 없어진 상황에서 1차, 2차 유행 시기를 통틀어 약 8천명의 교민을 부정기편 등으로 귀국시켰다"며 "매번 인도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피 말리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현지의 코로나19가 이제 한풀 꺾인 상황에서 그는 3년6개월의 근무를 마치고 이임한다.
신 대사는 "근무 기간 가운데 마지막 1년 반은 위기에 대응하며 보낸 것 같다"며 "교민사회가 단합해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달 1일 귀국 비행기에 오르는 그는 지난 몇 년 간 한국과 인도의 관계 변화 상황도 돌아봤다.
신 대사는 "오랫동안 인도에 동아시아는 중국과 일본뿐이었으며 한국도 신남방정책 이전까지는 인도를 전략적 파트너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였다"며 "양국 관계는 지난 몇 년 동안 모든 분야에서 격상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2018년 인도 방문 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 후 양국 관계를 주변 4강(미·일·중·러)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 대사는 "여기에 정상 간 깊은 유대감도 양국 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모디 총리는 문 대통령을 칭할 때 늘 '내 친구'(My friend)라는 수식을 붙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과 인도의 관계는 역사상 가장 좋은 상황"이라며 "초강대국 사이에서 양국은 서로에게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도가 최근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해 방역 이미지와 경제 등에서 타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 성장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이 인도로 옮겨오고 있고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가 밀려든다는 것이다.
신 대사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관련 정보기술(IT)이 더욱 중요해질 것인데 인도는 이미 IT 강국이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도는 한국을 경제발전의 모델로 여기며 배우려하고 있다며 "한국은 전자, 자동차, 방산, 조선 등 인도가 모델로 원하는 모든 산업을 갖춘 나라"라고 했다.
이어 "한국과 인도는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빚이 없는 관계"라며 "두 나라는 주변 초강대국 사이에서 서로에게 레버리지(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인도의 지도층과 국민은 한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우호적으로 여기지만, 최근 한국 국민의 관심은 아직 인도보다는 아세안 쪽에 더 가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인도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노천 화장 전통, 갠지스강 숭배 등이 미개한 것처럼 보도되는 분위기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 대사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외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공보관, 요르단 대사,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 초대 사무총장,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북한학 박사 학위를 가진 그는 2015년 정년 퇴임 후 연세대와 한림대에서 강의하다가 2018년 1월 특임 대사로 인도에 부임했다.
그는 재임 기간에 3차례나 국빈 방문 행사를 치른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상대국을 방문했고 2018년 11월에는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단독으로 인도를 공식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퇴임 후 그간 미뤄왔던 여러 일을 차근차근해나갈 계획이다. 외교관을 하나의 직업으로 자세히 소개하는 책 집필도 구상 중이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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