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참사도 인재 정황…"수년전 지적받은 곳이 붕괴 촉발"

입력 2021-06-28 10:31   수정 2021-06-28 11:48

마이애미 참사도 인재 정황…"수년전 지적받은 곳이 붕괴 촉발"
전문가 원인 분석…"건물 하부 수영장이 '트리거'"
3년전 점검 때 '수영장 심각 손상' 문제 제기
붕괴 직전 "수영장서 함몰 생겼다" 주민 증언도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사고의 원인을 놓고 사건 초기부터 지반 침하, 해변에 위치한 영향, 바닷물에 의한 부식, 설계 결함 등 여러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정확한 원인 조사를 위해서는 적어도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건물 1층 야외 수영장 아래 부분부터 붕괴가 시작됐을 가능성을 지목하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고 미 언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매체 마이애미헤럴드에 따르면 6명의 공학기술 전문가들을 인터뷰한 결과 '알 수 없는 건물의 구조적 결함이 수영장 상판(deck)과 그 아랫부분 일부의 붕괴를 일으켰고, 이것이 결국 아파트 건물 붕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6명의 전문가는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 즉 빌딩 설계도와 최근 건물 점검 기록, 잔해 사진, 목격자 증언, 붕괴 상황이 찍힌 영상물 등을 토대로 이런 견해를 내놨다.
수영장 상판 아래의 구조 기둥 또는 콘크리트 슬래브가 먼저 수영장 밑 지하 주차장 쪽으로 무너져 내렸고, 이 때문에 아파트 전체 건물 중에서 수영장 상판과 연결된 아파트 중앙 부분 아래에 큰 구멍이 생겨 결국 함몰됐다는 것이다.
또 아파트 건물 중앙 부분이 무너져 내린 뒤 전단벽(shear wall)에 의지해 수초간 버티던 아파트 북동쪽 부분도 자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팬케이크처럼 주저앉았을 것이라는 견해다.
실제 붕괴 당시 찍힌 영상을 보면 '기역'(ㄱ)자 비슷하게 생긴 아파트 전체 건물에서 먼저 중앙 연결 부분이 무너져 내리고 나서 수초 뒤, 남아 있던 양쪽 건물 부분 가운데 한쪽마저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전문가들의 견해를 토대로 유사한 추측을 실었다.
소위 '점진적 붕괴'(progressive collapse)에는 디자인 결함, 건물이 지어질 당시의 허술한 규제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거론되지만 그러한 점진적 붕괴라 할지라도 결국은 붕괴의 방아쇠를 당기는 '트리거'가 존재하고, 이번 사건의 경우 건물 하부의 결정적 결함이 트리거가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건물 붕괴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컨설팅 엔지니어 도널드 더슨베리는 "건물 상층부에서 먼저 문제가 생겨 밑으로 팬케이크처럼 가라앉은 것이 아니라, 건물의 하부 근처에서 붕괴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3년 전인 2018년에 나왔던 이 아파트 점검 보고서에도 수영장과 지하 주차장 등의 심각한 손상을 지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 NYT 등에 따르면 구조공학 기업인 '모라비토 컨설턴츠'는 2018년 이 아파트가 위치한 서프사이드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수영장을 둘러싼 상판 아래 방수제에 하자가 있어 그 밑 콘크리트 슬래브에 중대한 구조적 손상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영장과 주차장을 포함해 아파트 보수에 910만 달러(약 102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이 업체는 추산했다.
이런 내용은 실제 사고 직후 나왔던 한 주민의 증언과도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마이애미헤럴드는 전했다.
이 아파트 4층 주민인 마이크 스트래튼은 붕괴 당시 자신은 집에 없었는데, 아내가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 '발코니에서 내려다보니 야외 수영장에 함몰된 부분이 보인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한 직후 아내와의 통화는 끊겼다. 아내 캐시는 현재 실종자 150여명 명단에 올라 있는 상태다.
미 상무부 산하 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사고 현장에 과학자, 엔지니어 등 전문가들을 급파해 붕괴 원인과 관련한 초기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y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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