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3천만년 전 공룡 조상 배설물서 발견된 새 딱정벌레 종

입력 2021-07-01 16:53  

2억3천만년 전 공룡 조상 배설물서 발견된 새 딱정벌레 종
더듬이·다리까지 완벽하게 보존…고대 곤충 형태 확인 새 창구 기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동물의 똥이 썩지 않고 화석이 된 '분석'(糞石)은 귀중한 고생물학 자료가 될 때가 종종 있다.
약 2억3천만년 전 트라이아스기의 공룡 조상이 먹이활동을 하고 배설한 분석이 좋은 예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딱정벌레의 새로운 종(種)이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다.
스웨덴 웁살라대학과 생물학 저널 발행사 '셀 프레스'(Cell Press) 등에 따르면 웁살라대학의 고생물학자 마틴 크바란스트룀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폴란드 남부 클라시에요프 인근 채석장에서 발굴된 트라이아스 후기의 분석을 연구해 얻은 결과를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이 분석은 공룡의 근연종으로 작은 공룡의 조상 격인 '실레사우루스 오폴렌시스'(Silesaurus opolensis)를 비롯해 트라이아스 후기의 척추동물 화석과 같이 발굴됐다.
연구팀은 딱정벌레 잔해가 섞인 분석의 형태와 크기 등을 토대로 S. 오폴렌시스의 배설물로 밝혀낸 앞선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번 분석도 S. 오폴렌시스의 배설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유럽싱크로트론방사선시설(ESRF)의 마이크로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분석 안에서 무수한 딱정벌레 잔해와 함께 더듬이와 다리 등이 거의 손상되지 않고 3차원(3D) 형태로 보존된 작은 딱정벌레를 찾아냈다.
처음에는 이 딱정벌레들이 너무 완벽한 상태로 발견돼 S. 오폴렌시스의 배설물 위를 기어오르다 죽어 분석에 섞이게 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 정도였으나, 잡아먹히는 과정에서 씹혀 머리나 날개가 잘린 다른 딱정벌레 잔해가 확인돼 소화기를 거쳐 배설된 것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현대 딱정벌레와의 형태 비교를 통해 이 딱정벌레가 딱정벌레목(目) 중 가장 작은 '식균아목'(Myxophaga)에 속하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멸종한 종이라는 점을 밝혀내고, '배설물에서 발견된 트라이아스기의 식균아목 딱정벌레'라는 의미로 '트리아믹사 코프로리티카'(Triamyxa coprolithica)라는 학명을 부여했다. 식균아목의 작은 딱정벌레들은 습한 환경에서 조류를 먹고 산다.
연구팀은 길이 2m에 몸무게는 15㎏ 정도인 S. 오폴렌시스가 주둥이 끝에 부리를 가져 땅바닥에서 새처럼 먹이를 쪼아 먹는 과정에서 T. 코프로리티카가 다른 큰 딱정벌레들에 섞여 한꺼번에 잡아 먹혔으며, 크기가 1.5㎜로 너무 작아 제대로 씹히지 않은 채 소화되지 않고 배설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분석이 고대 곤충의 형태를 보여주는 호박(琥珀)의 대체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해 줬다고 강조했다.
특히 호박은 소나무나 전나무의 수액(송진)에 갇힌 곤충을 생생하게 보여주지만 시기가 약 1억4천만년 전까지로 한정돼 있는 반면 분석은 그 이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더한다고 지적됐다.
논문 공동 저자인 대만 국립 중산대학의 곤충학자 마틴 피카케크 박사는 "트라이아스기의 곤충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가 없었는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그 기회를 얻게 됐다"면서 "분석에서 곤충이 발견된다면 호박 화석에서 하는 것처럼 마이크로CT를 통해 미세한 부분까지도 볼 수 있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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