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력지, '피날 것' 경고 시진핑 연설 비판…"세계평화 위협"

입력 2021-07-07 01:26  

美 유력지, '피날 것' 경고 시진핑 연설 비판…"세계평화 위협"
WP "시진핑의 오만함, 中 전랑외교 근원…민주주의 정복을 유산으로 남기려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피'를 언급하며 서방의 대(對)중국 공세에 초강경 발언을 한 것과 관련,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WP 편집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시 주석의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연설을 거론하며 "시진핑은 독재 통치하의 중국이 이웃국과 민주주의 세계, 특히 대만에 위협을 증대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진단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 연설에서 외부 세력이 괴롭히면 14억 명으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에 머리가 부딪쳐 피가 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대내외에 천명했다.
대만 통일 의지와 홍콩 등에 대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도 재차 밝히며 미국 등 서구가 이 문제에 관여하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WP는 "미국 강경파가 불필요하고 위험한 중국과의 신냉전을 부추긴다고 우려하는 이들은 시진핑의 연설을 읽을 필요가 있다"며 "그 연설은 중국의 원대한 야망과 이를 추구하는 호전성이 세계 질서, 어쩌면 세계 평화에 진정한 위협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민족주의자의 불만으로 가득한 시 주석 레토릭(수사)의 오만함은 중국의 이른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근원임을 시사한다고 했다.
늑대전사는 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는 중국의 외교관을 지칭한다.
WP는 '우린 다른 나라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며 노예화한 적 없다'는 시 주석 주장에 대해 "위구르인과 무슬림이 강제 수용소에 갇혀 그들의 문화를 포기하도록 강요받는 티베트와 신장 지역에서 비통한 불신감을 불러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당시 중국 외교부가 배포한 공식 영문 연설문엔 어떤 외국 세력도 중국을 괴롭히거나 압박하며 노예화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누구든 그렇게 하려 하면 '커다란 강철 벽에 충돌하게 될 것'이라고 돼 있었지만, 실제 연설에서는 '그들의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 운운은 대만에 관한 한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시 주석이 '평화적인 민족 통일'을 목표로 한다고 했지만 '대만독립을 향한 어떤 시도도 단호히 분쇄하려는 행동'에 대한 언급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며, 이는 중국의 대만 영공에 대한 군사적 침범의 증가를 상기한다고 밝혔다.
WP는 "권력을 집중화하고 사실상 자신을 종신 통치자로 선언한 시진핑은 위구르와 홍콩 자치권을 탄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강력한 민주주의를 정복함으로써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고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WP는 "이 중 어느 것도 미국이 중국과 대립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면서도 "시진핑의 발언은 최소한 현 통치하에서는 중국이 이웃 국가, 민주주의 세계, 인간의 자유에 점점 더 위협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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