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이나 냈는데…" LG, 베트남서 백신 못구해 '발동동'

입력 2021-07-12 05:01  

"16억이나 냈는데…" LG, 베트남서 백신 못구해 '발동동'
거액 기부하고도 백신 접종 '불투명'…삼성은 3만2천명, CJ 2천명 1차 접종
주베트남 박노완 한국대사, 하이퐁시에 긴급 지원 요청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베트남에 진출한 주요 한국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속속 맞히고 가운데 LG는 거액을 기부하고도 백신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12일 베트남 정부 및 현지 업계 등에 따르면 LG는 전자와 디스플레이, 이노텍 등 계열사 생산시설이 위치한 하이퐁시에 한화로 약 16억원의 백신 기금을 냈으나 아직까지 직원용 백신을 좀처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북부 최대 항구도시인 하이퐁은 지난 4월 27일부터 시작된 코로나 4차 유행에도 불구하고 거의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그러나 호찌민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감염이 급격히 확산하는 추세여서 LG계열사들은 하루라도 빨리 직원용 백신을 구하기 위해 전방위로 뛰고 있다.
만일 한명이라도 감염자가 나올 경우 자칫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들에게 백신을 맞히는게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백신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감염이 폭증하고 있는 '핫스팟' 호찌민에 당분간 백신 보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LG는 더욱 조바심을 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5년 준공한 하이퐁 공장에서 세탁기 등 생활가전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현지 직원수는 2천명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직원 2만명, LG이노텍은 1천500명을 각각 두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LG는 지난달 25일 베트남 보건부 응우옌 탄 롱 장관이 SK와 삼성전자 등 백신 펀드를 기부한 한국 기업 대표들을 불러 감사의 인사를 전한 자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삼성은 한화로 28억원 가량을 베트남 중앙정부 및 지방성에 내놨고, SK도 100만달러(11억2천만원)를 중앙정부에 기부했다.
LG는 중앙정부 대신 지방성에 기부금을 냈기 때문에 보건부가 마련한 자리에는 초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공장을 두고 있는 박닌성과 타이응웬성에서 각각 2만5천명과 1천500명을 비롯해 호찌민 6천명 등 총 3만2천500여명에 대해 1차 접종을 마무리했다.
호찌민에 거점을 두고 있는 CJ도 베트남 재무부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백신기금 64억9천만동(3억1천800만원)을 전달한 뒤 직원 2천여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이에 비해 LG는 거액을 기부하고도 백신을 구하지 못하자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박노완 대사는 정우진 총영사와 함께 지난 9일 하이퐁시 당서기 및 시장을 직접 만나 백신 지원을 요청했다.


박 대사는 "사안이 중하고 LG가 워낙 어렵다고 호소해서 하이퐁시 관계자들을 만났다"면서 "중앙정부에도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LG전자가 거액을 내고도 백신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삼성전자나 CJ 등 백신을 조달한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나 CJ는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청하지 않고 현지에서 쌓은 노하우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직원용 백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대정부 네트워크나 적재적소에 자원을 투입하는 노하우는 필수"라고 말했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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