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 알뜰폰 프로모션에 중소업체 부담 '눈덩이'

입력 2021-07-19 06:05  

'배보다 배꼽' 알뜰폰 프로모션에 중소업체 부담 '눈덩이'
가입자 이탈시 통신사에 지원금 반납해야…사은품 경쟁도 버거워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이동통신 시장의 성장 정체로 알뜰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금력이 약한 중소사업자들은 손실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온다.
프로모션이 늘면서 이를 갈아타는 이용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데, 알뜰폰 업체는 가입자가 이탈할 때마다 통신사에서 받은 지원금을 반납하는 구조 때문이다.
19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통신사 계열 알뜰폰 업체들이 올해 들어 데이터 추가 프로모션을 장기 운영하면서 사실상 정규 요금제처럼 판매하고 있다.
KT엠모바일은 지난해 KT가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내놓은 '데이득 프로모션'을 올해 들어 7개월째 시행하고 있다. 이는 18종의 요금제 가입자에게 데이터 제공량을 월 6GB에서 150GB로 추가하는 내용이다.
이에 올해 들어 5개월 만에 가입자가 약 8만7천명, 11% 급증하는 등 효과를 보자 KT엠모바일은 프로모션 적용 요금제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6월부터 자사 망을 쓰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데이터 150GB를 무료 제공하는 '데이터 프리덤'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대응에 나섰다.
문제는 이들 프로모션에 참여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통신사들이 일정 기간 이상 가입자 유지를 조건으로 지원금을 주는데, 가입자가 해당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이탈하면 그 지원금을 반납해야 한다는 데서 발생한다.
기본적으로 무약정인 알뜰폰 상품에서 프로모션 경쟁이 치열해지면 더 유리한 조건을 찾아 떠나는 가입자가 늘 수밖에 없고, 따라서 미리 정한 가입 유지 기간을 채우기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알뜰폰 사업자로선 통신사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프로모션 비용을 충당하는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로 지원금을 반납하고 나면 비용만 고스란히 떠안는 셈이 된다.
이런 프로모션이 장기화되고 확대될수록 중소업체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그래서 나온다.
그나마 통신사 계열 알뜰폰 업체는 이를 감당할 마케팅 여력이 있지만, 중소사업자로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을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다.
실제로 통신사 계열 알뜰폰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월 36%에서 1년 만에 45%로 급등한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가이드라인은 6개월 이상 장기 프로모션에 대해서는 정규 요금제로 전환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저가 출혈 경쟁에 따른 중소업체의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신사 계열 알뜰폰 업체의 과도한 사은품 역시 업계의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월 3만원 이내로 사은품 제공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통신사 계열 알뜰폰 업체는 많게는 20만원에 육박하는 혜택을 제공 중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의 한 관계자는 "통신사 계열 알뜰폰의 과도한 마케팅이 출혈 경쟁을 넘어 시장 혼탁을 부르고 있다"며 "건전한 알뜰폰 생태계를 위한 업계의 자정은 물론 규제당국의 엄정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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