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진'으로 밝혀낸 붉은행성 내부 구조…지구외 행성급으론 처음

입력 2021-07-23 10:13  

'화진'으로 밝혀낸 붉은행성 내부 구조…지구외 행성급으론 처음
NASA 탐사선 인사이트호 지진계로 포착한 지진파 분석 결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붉은 행성' 화성의 내부 구조가 지구 이외 행성으로는 처음으로 밝혀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파견한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가 포착한 행성의 진동인 '화진'(Marsquake)을 통해 지각과 맨틀, 핵의 크기와 형태 등이 구체적으로 파악돼 22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3편의 논문으로 실렸다.
NASA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1월 말 화성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한 인사이트호는 SEIS 지진계를 설치하고 행성의 진동을 감지해 왔다.



지구에서는 여러 개의 지각판이 이동하면서 생긴 단층에서 지진이 유발되지만 하나의 판으로 돼 있는 화성에서는 행성이 냉각돼 수축하면서 생긴 스트레스로 단층이나 암석의 균열로 화진이 일어난다.
인사이트호의 SEIS 지진계는 지금까지 총 733회의 화진을 포착했다.
이중 규모 3.0~4.0에 이르는 큰 화진 35건이 지각과 맨틀, 핵을 각각 다룬 논문의 토대가 됐다. 지진파가 행성 내부를 통과할 때 물질에 따라 속도와 모양이 달라지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지진파를 통해 화성의 지각이 당초 예상되던 것보다 얇고, 2~3개 층으로 나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각 층이 두 개면 20㎞, 3개 층이며 37㎞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각 아래 맨틀은 표면에서 1천560㎞까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은 반지름이 약 1천830㎞에 달하고, 지구의 외핵처럼 용융 상태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는 화성 궤도를 도는 위성의 관측을 토대로 지각은 30~100㎞, 핵은 1천400~2천㎞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왔다.
핵 관련 논문의 제1저자인 취리히연방공대의 시몬 스텔러 연구원은 "과학자들이 지구의 핵을 측정하는데 수백년이 걸렸고, 달의 핵을 재는데도 아폴로 미션 이후 40년이 소요됐다"면서 "인사이트호는 이를 단 2년만에 측정해 냈으며, 이번 연구는 평생 한번 있을 기회였다"고 했다.
인사이트호가 포착한 규모가 큰 화진이 모두 '케르베루스 포사이'(Cerberus Fossae)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과학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곳은 수백만 년 내에 용암이 흘렀을 수도 있는 화산활동 지역으로 추정되는데, 화성 궤도의 위성을 통해 화진으로 바위들이 굴러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포착되기도 했다.
화성의 3대 화산이 모여있어 케르베루스 포사이 지역보다 화산활동 면에서는 더 두드러진 '타르시스'(Tharsis)에서는 어떤 화진도 포착되지 않았는데, 인사이트호의 지진계가 포착 못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NASA는 인사이트호가 동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있지만 SEIS 지진계를 통해 4.0 이상의 화진을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사이트호는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를 비롯해 바퀴를 갖고 움직이는 다른 로버와 달리 정지형 탐사선으로 태양광 패널에 쌓이는 먼지로 발전효율이 심각하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
화성 지각에 관한 논문의 공동저자인 제트추진연구소(JPL)의 마크 패닝 연구원은 "화진 기록에서 원하는 자료를 뽑아내기 위해 신중한 작업을 많이 해야한다"면서 "규모가 큰 화진을 포착하면 이런 작업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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