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샵 아프리카] 남아공 백신 접종 뒤늦게 '속도'…교민들도 속속 맞아

입력 2021-07-24 08:00  

[샵샵 아프리카] 남아공 백신 접종 뒤늦게 '속도'…교민들도 속속 맞아
550만명 접종, 연령대도 35세 이상으로 확대…성탄절까지 3천500만명 목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다.
덕분에 교민들도 속속 백신을 맞고 있다.
23일(현지시간) 기준 약 550만 명이 접종해 전체 인구의 7% 정도가 한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공은 2월부터 우여곡절 끝에 더디게 보건직원부터 시작해 미국 얀센 백신을 접종했지만, 최근에는 주로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을 들여와 접종하고 있다. 지금까지 처방된 600만 회분 이상의 백신 가운데 얀센은 100만회분이 조금 넘고 화이자는 500만회분에 가깝다.

7월부터 50대 이상으로 접종 대상 연령층을 넓힌 데 이어 중순부터는 35세 이상으로 더 확대했다.
하루 접종자도 지난 며칠 새 20만∼25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현지인뿐 아니라 교민들도 잇따라 접종을 받고 있다.

최근 남아공 보건당국이 중국 시노백 백신 등의 사용을 허가하고 들여오기로 하면서 '물백신' 논란이 있는 중국 제품보다는 화이자 백신을 우선 맞자는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19일 수도 프리토리아의 한 상가에 있는 접종 장소를 직접 찾아갔을 때는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오전부터 150∼200m 정도 줄을 서 있었다.
이곳은 정부에서 접종하는 곳이 아니라 'D' 약국 체인에서 하는 곳이었다.
먼저 직원에게서 건네받은 문진표를 앞뒤로 작성했다. 체온은 접종 구역에 들어갈 때 체크하지만 한국처럼 혈압까지 재는 예진 형태는 아니었다.
물론 접종을 위해서는 사전에 정부 예약 사이트(EVDS)에 등록하고 약국 체인이나 보험사에서 운영하는 가까운 접종 장소를 물색해 예약한다.
일단 예약만 하면 예정 날짜보다 일찍 가도 백신 접종을 해준다.
현장에는 예약을 한 사람들이 기다리는 줄과 함께 예약 없이 온 이들을 위한 줄도 있었다.
예약자 줄이 길긴 해도 훨씬 빨리 줄어드는 반면에 비예약자 대기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기자는 이날 네시간 정도 기다려서 접종을 받았다. 비예약자 줄에 선 경우는 다섯시간 이상은 족히 걸리는 것으로 보였다. 7시간이나 걸려서 접종을 받았다는 한 교민의 사례도 있었다.
접종 예약 확인 후 백신을 맞는 일곱 군데 좌석 중 하나로 가서 앉으면 다시 보건 직원이 대상자를 확인하고 접종을 해줬다. 보건 직원은 이런저런 말을 붙이며 긴장을 누그러뜨려 줬다.
화이자 백신은 2차 접종까지 해야 하는 관계로 1차 접종 후 즉각 다음 접종 예정일인 8월 말 날짜를 적어줬다.

이후 15분 정도 현장에서 부작용이 있는지 스스로 살펴보고 이상이 없으면 문진표를 반납하고 귀가하면 됐다.
현지매체 뉴스24에 따르면 22일 기준 남아공에서 접종 후 부작용 사례는 3천730건이 보고됐고 접종 후 사망자는 28명으로 의약품 규제당국에서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접종은 남아공에 거주하는 경우 내·외국인 모두 가능하다. 원칙적으로 무료지만 보험 가입자는 나중에 보험료에서 비용이 따로 청구된다. 기자에게는 435랜드(약 3만4천원)가 청구됐다.
남아공은 성탄절까지 국민 약 6천만명 가운데 3천500만 명에 대한 접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접종 연령의 하향 확대는 고령자 등 높은 연령대 접종 신청이 상대적으로 미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접종 현장에 온 사람들에게서만큼은 몇 시간을 기다려서라도 백신을 맞으려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산업화한 나라인 남아공의 백신 1회 이상 접종률은 7%로 영국의 2차 접종 완료 비율(약 70%)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로는 아직도 1.5%이고 최대 인구 대국 나이지리아는 1%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남아공은 이번에 1994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소요 사태로 3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오고 백신도 4만7천500 도스(1회 접종분) 정도 분실됐다고 한다.
그러나 화이자가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공장을 지어 앞으로 아프리카에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평소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면제를 주장해온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도 21일 이를 환영하고 나섰다.
남아공은 델타 변이가 주도하는 제3차 유행의 정점을 지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음마몰로코 쿠바이 보건부장관 대행을 인용해 보도했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공은 한여름을 지나는 한국과 달리 한겨울이다. 이날 프리토리아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2도, 경제 중심지 요하네스버그는 영하 4도까지 떨어지는 한파가 닥쳤다.
남아공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폭동 속에 혹독한 겨울의 한고비를 거쳐 아직은 멀어 보이는 봄을 향해 가고 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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