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카네이션 혁명' 설계자 오텔루 '불꽃 삶' 마감

입력 2021-07-26 08:56   수정 2021-07-26 08:59

포르투갈 '카네이션 혁명' 설계자 오텔루 '불꽃 삶' 마감
1974년 민주화 무혈혁명 이끌어…테러단체 연루혐의로 징역살이도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포르투갈 젊은 장교들이 주축이 돼 일으킨 민주화 '카네이션 혁명'의 설계자인 오텔루 사라이바 드 카르발류가 별세했다. 향년 84세.
2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포르투갈에서 줄여 오텔루로 불리는 그는 이날 리스본 군사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1974년 무혈 혁명을 주도한 장교 그룹 대변인이 밝혔다.
카네이션 혁명은 1926년 이후 살라자르 독재 체제가 민주화를 억압하고 독립하려는 식민지와 계속 전쟁을 벌여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청년 장교들과 좌파 시민 세력이 결합해 일어났다.
1974년 4월 25일 '국군운동'(MFA)이 정부 기관과 방송국을 점령하고 독재자 안토니우 데 올리베이라 살라자르에 이어 통치를 이어간 마르셀루 카에타누 총리를 실각시켰다.
군사행동은 며칠 뒤인 5월 1일 노동절에 퍼레이드에 나선 혁명군에게 시민들이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지지를 보내면서 '카네이션 혁명'으로 불리게 됐다.
혁명 이후 포르투갈은 민주화의 길이 열렸고 모잠비크, 기니비사우 등 식민지 대부분의 독립을 승인했다.


혁명을 주도한 오텔루는 1936년 모잠비크에서 태어났고 1960년 초 군에 입대했다.
두 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그는 1980년대 극좌 테러 단체인 'FP-25'에 연루돼 1987년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뒤 1996년 사면됐다.
사회당 소속인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성명을 내고 "오텔루는 20세기 유럽에서 가장 긴 독재를 끝내고 민주주의의 길을 연 정의로운 혁명의 상징 중 하나였다"면서 "그는 전략과 운영 능력을 갖췄고, 그의 헌신과 관대함에는 결단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공산당은 오텔루의 정치적인 경력이 아니라 1974년 혁명에서 그의 역할이 특별히 기억돼야 한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오텔루가 포르투갈 사회에 깊은 분열을 일으켰다"면서도 "역사가 그를 판단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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