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조 시장 잡아라…은행권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격돌

입력 2021-08-01 06:17   수정 2021-08-01 07:31

750조 시장 잡아라…은행권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격돌
KB, 8월말 비대면 주담대 대상 대폭 확대…"비대면 비중 30% 목표"
신한, NH농협 등도 시스템 개선으로 카뱅 공략 대비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시중 은행들이 이달부터 줄줄이 개선된 '비대면' 서비스를 내놓고 750조원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포함·이하 주담대) 시장을 지키거나 뺏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
심사·실행 등 절차가 비교적 단순한 신용대출의 비대면 서비스는 이미 일반적이지만, 근저당권 설정과 대환대출 등 관련 등기 작업이 필요한 주담대의 경우 비대면 시스템이 불완전하고 활용도 저조한 상태다.
하지만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인데다, 상장을 앞둔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가 비대면 주담대를 미래 '주력 무기'로 내세우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기존 전통 은행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 은행 주담대 중 비대면 '5%미만'…등기업무가 '발목'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의 최근 신규 주담대 가운데 비대면 대출의 비중(대출액 기준)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신용대출의 경우 은행에 따라 적게는 22%, 많게는 88%가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포함) 잔액(752조2천억원)은 신용대출(277조3천억원)의 2.7배에 이른다.
영업점을 가지 않고 클릭 몇 번으로 신용대출을 받는 일이 늘었다지만, 실제로는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 건의 대부분이 여전히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 카뱅, '100% 비대면' 주담대 출시?…시중은행 "기존 방식과 차이 없을 것"
이처럼 비대면 주담대가 활성화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등기 작업 때문이다.
주담대의 경우 은행의 근저당권 설정이 필요하고, 다른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옮겨타는(대환대출) 경우까지 잦기 때문에 복잡한 서류(등기권리증·인감증명서·행정정보 열람동의서 등)와 등기 업무가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현행 제도와 시스템에서는 전자등기 제도를 활용한다고 해도, 단순히 소유 주택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대출받는 경우나 비대면이 가능할 뿐 소유권이 이전되는 주택 매매 관련 주담대를 받으려면 최소 한번은 오프라인에서 등기 작업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현재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이 비대면 주담대의 등기업무를 법무법인이나 권리보험사 등에 외주(아웃소싱)를 주고 있는데, 대출자가 은행 지점에 나갈 필요는 없지만 외주업체와 따로 접촉해야 한다는 점에서 엄밀히 말하면 '100% 비대면'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20일 기자 간담회에서 "연내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예고했지만, 현재 등기 제도 아래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비대면 주담대도 등기업무 외주, 대환대출 작업을 위한 전자상환위임장 등을 활용한 기존의 '제한적 비대면' 주담대 틀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획기적 형태의 비대면 주담대를 내놓을 수도 있겠지만, 현행 제도에서 외주 업체를 통한 근저당권 설정 방법 외 과연 어떤 대안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KB, 공동명의·9억초과 등 주담대도 비대면으로…신한도 8∼9월께 비대면 주담대 시장 본격 진출
하지만 방식에 큰 차이가 없더라도, 카카오뱅크의 비대면 주담대 시장 공략에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주담대 대상을 늘리거나 관련 인력을 확충하는 등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가계대출 상품을 대대적으로 비대면화하고, 고객 친화적·직관적 UI(사용자 환경)'를 개선하는 '가계대출 올인원(All-in-On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결과물인 새 대출 시스템은 인터넷·모바일(스타뱅킹) 등에서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지금까지 복잡한 심사와 규제 탓에 비대면 주담대가 불가능했던 ▲ 소유자 공동명의 ▲ 규제지역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주택 ▲ 가등기·가압류 등 권리침해 ▲ 기존대출 포함 5억원 초과 등의 경우에도 비대면 대출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대출자에 따라 가장 적절한 한도, 금리, 신용평가, 보증심사 등을 제시하는 비대면 '맞춤 상품 추천' 서비스도 새로 시작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올인원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까지 비대면 주담대 비중을 최대 30%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비대면 대출 증가를 대비해 전문적 상담·심사 기술을 갖춘 스마트상담부 인력(정규직)도 증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이르면 8∼9월까지 대출자가 은행을 방문할 필요가 없는 비대면 주담대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앞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과 마찬가지로 등기 업무를 외부 업체에 맡기는 방식을 택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은행에 내점하지 않은 상태에서 권리보험사, 법무법인을 통해 근저당 말소, 설정 등기 서류 등을 받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대출금 상환을 위한 대출금 자동입금 작업도 '전자상환위임장' 개발을 통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NH농협 역시 비대면 주담대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NH농협 관계자는 "현재 비대면 주담대의 대상이 '아파트'로 한정됐는데, 앞으로 시세가 있는 빌라, 오피스텔 등으로 비대면 대상을 넓힐 것"이라며 "대환대출 주담대도 지금은 비대면으로 불가능하지만, 이 부분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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