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라봐야 얼마나'…가계대출 변동금리 82%, 7년반來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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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8-02 06:15   수정 2021-08-02 08:05

'금리 올라봐야 얼마나'…가계대출 변동금리 82%, 7년반來 최대

'금리 올라봐야 얼마나'…가계대출 변동금리 82%, 7년반來 최대

기준금리 인상 임박, 한은·정부 '이자 부담' 경고에도 되레 비중 커져

금리 상승 대비 '금리상한 대출 특약' 실적도 거의 '0'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일반적으로 향후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 이자 부담 우려에 따라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로 가계대출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한 최근 오히려 변동금리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

당장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상당 폭 낮은데다, 길어진 코로나19 타격과 저금리 기조 속에 대출자들이 금리 급등 가능성을 낮게 보기 때문이다.



◇ 변동금리 비중 2019년 53%→2021년 6월 81.5%

2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은 18.5%를 차지했다. 5월(22.0%)과 비교해 한 달 사이 3.5%포인트(p)나 더 떨어졌다,

바꿔말해 새 가계대출의 81.5%가 변동금리를 따른다는 것으로, 이런 변동금리 비중은 2014년 1월(85.5%)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와 2019년 신규 가계대출 기준 변동금리 평균 비중(63.8%, 53.0%)과 비교하면, 불과 1∼2년 사이 20∼30% 포인트(p)나 뛴 셈이다.

신규 대출이 아닌 가계대출 전체 잔액 기준으로도 6월 고정금리 대출 비율(27.3%)은 2014년 9월(27.2%)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 남아있는 가계대출 가운데 72.7%가 변동금리 대출이고, 이 비율도 6년 9개월 만에 최고라는 뜻이다.





◇ 당장 고정금리 0.7∼0.8%p 높으니 한은·정부 경고도 안 먹혀

금리 상승기에 이처럼 고정금리 인기가 더 떨어지는 현상은 이례적이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더구나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당장 수개월 앞으로 임박했고, 정부까지 나서 연일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이자 부담 급증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대출자의 금리 선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런 현상의 근본적 배경은 무엇보다 현재의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대출자가 예상할 수 있는 향후 수년의 잠재적 변동금리 상승분보다 크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16일 기준 코픽스(COFIX)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49∼4.03% 수준이다.

하지만 코픽스가 아닌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2.89∼4.48%로, 변동금리보다 상단과 하단이 0.4%포인트 이상 높다.

고정금리의 경우 최근 빠르게 오르는 은행채 5년물 등 지표금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그러나 코픽스 등을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에는 수신(예금)금리 등 은행의 종합적 조달 비용이 반영되기 때문에 상승 속도가 고정금리만큼 빠르지 않고, 그만큼 격차가 커지는 추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4대 은행의 금리 범위를 기준으로 0.4%포인트 정도지만, 개별 은행 안에서는 같은 조건의 대출에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7∼0.8%포인트나 높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최근 거의 1%포인트까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격차가 벌어진 때도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출자가 미래 금리 상승에 대비해 더 높은 고정금리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 '금리상한 대출'도 2년전 실패 재연되나…'금리 올라야 얼마나 오르겠나' 인식 강해

같은 이유로 지난달 15일 주요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내놓은 '금리상한 특약 대출' 상품도 외면받고 있다.

'향후 금리 상승 위험과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해달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른 출시였지만, 주요 시중은행에서 약 2주간 체결된 특약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5대 시중은행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아직 금리상한 특약 체결 실적은 없다"며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안다"고 전했다.

출시 초기 분위기만 보자면 2019년과 비슷한 상황이다. 2019년 초에도 금융당국과 은행은 비슷한 구조의 금리상한형 대출 상품을 선보였지만, 이후 금리가 오히려 더 낮아지면서 지금까지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금리상한 특약 대출은 간단히 말해 평소 약간의 이자를 더 받고, 금리가 급격히 오를 경우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금리를 높일 수 없도록 '상한(캡)'을 적용해주는 구조다.

이번에 출시된 특약 상품의 경우, 대출 잔여기간이 3년 이상 5년 미만이면 남은 기간 전체에 금리상한이 적용된다. 그 사이 금리가 아무리 뛰더라도 특약 대출자의 금리 상승 폭은 특약을 맺은 시점에 적용받은 기준금리 대비 1.5%포인트(p) 이하로 제한된다. 다만 이 상한을 적용받으려면 연 0.15%포인트의 가산(프리미엄) 금리를 더 내야 한다.

대출 잔여기간이 5년 이상이면 5년까지만 금리상한 특약이 가능하고, 가산 금리는 연 0.2%포인트 수준이다. 5년간 적용 금리는 특약 시점의 기준금리보다 2.0%포인트 넘게 오를 수 없다.

두 경우 모두 남은 대출 기간과 상관없이 금리상한 특약 대출의 연간 금리 상승 폭은 최대 0.75%포인트로 억제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상한 특약 상품의 인기가 없는 것은 고정금리가 외면받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라며 "초저금리 환경이 1년 반 이상 이어지면서 금리 상승에 대한 대출자의 민감도가 확실히 떨어진데다,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경기가 생각만큼 빨리 회복되기 어렵다는 관측까지 더해져 '향후 금리가 올라봐야 얼마나 오르겠냐'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shk99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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