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단체, 단속 피해 톈안먼 추모사이트 해외서 개설

입력 2021-08-04 20:21  

홍콩 시민단체, 단속 피해 톈안먼 추모사이트 해외서 개설
지련회 "정치적 위험 평가해 개설 작업도 해외 연구진에 맡겨"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시민단체가 당국의 단속을 피해 6·4 톈안먼 민주화시위를 기념하는 온라인 기념관을 해외에서 개설했다.
4일 홍콩 공영방송 RTHK 등에 따르면 1990년부터 홍콩에서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행사를 개최해온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지련회)는 이날 온라인 기념관 '8964 기념관'을 열었다.
온라인 기념관은 지난해 6~8월 홍콩 시민 1천186명이 후원한 기금 170만 홍콩달러(약 2억5천만원)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지련회의 대변인은 기념관 사이트의 서버가 홍콩 밖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치적 위험에 대한 평가를 거쳐 온라인 기념관 개설 작업 역시 독일 거주 중국인 작가 창핑을 비롯한 홍콩 밖에 있는 연구진에게 전적으로 맡겼다고 설명했다.
지련회는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저녁 홍콩 빅토리아파크에서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추모 기념관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홍콩 정부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31년 만에 처음으로 빅토리아파크 집회를 불허한 데 이어 올해도 같은 이유로 불허했다.
이어 지난 6월 1일에는 몽콕에 있는 톈안먼 추모 기념관에 단속을 나와 해당 시설이 무면허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다음날 지련회는 "법적으로 자문하고 스태프와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기념관의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당국은 지난달 기념관 무면허 운영과 관련해 지련회에 8천 홍콩달러(약 118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지련회의 주석과 부주석 1명은 2019년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부주석 1명은 올해 당국이 불허했음에도 톈안먼 추모집회에 시민들의 참석을 독려한 혐의로 체포돼 수감 중이다.
홍콩 친중 진영에서는 지련회의 '일당 독재 종식' 강령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위반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에 대한 언급이 금기시되고 있다.
8964 기념관의 큐레이터인 창핑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오늘날 홍콩이 경험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톈안먼 탄압의 연장선에 있다"며 "우리는 지련회와 용감한 시위대가 겪어온 고통과 고문, 탄압에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이 온라인 기념관의 가치를 믿게 한다"며 "이 기념관은 투쟁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투쟁 그 자체이다"고 덧붙였다.
지련회 대변인은 홍콩에서 오프라인 기념관을 재개장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이지만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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