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샘플 조작으로 제재받아 금메달 따도 시상대서 국가 못 들어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도핑 샘플 조작 문제로 도쿄올림픽에서 국기(國旗)와 국가(國歌)를 사용하지 못하는 러시아 선수들이 제재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 선수들은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거뒀던 성적을 갈아치웠다.
ROC 선수들은 이날 58개(금메달 16개·은메달 22개·동메달 20개)의 메달을 따냈다.
러시아는 2016년 56개 메달(금메달 19개·은메달 17개·동메달 20개)을 수확했었다.
복싱과 레슬링 등 러시아가 추가로 금메달을 확보할 수 있는 경기 일정이 아직 남은 상황이라 금메달 숫자에서도 지난 올림픽의 성적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현지에선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전통적인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는 이번 올림픽에 33개 종목 335명의 선수를 보냈다.
스타니슬라프 포즈드냐코프 ROC 위원장은 앞서 올림픽 개막 직전 ROC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종합순위 3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선 도핑 샘플 조작으로 인한 여러 제재 탓에 러시아가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했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020년 12월 러시아의 도핑 샘플 조작을 인정했다.
CAS는 러시아에 2년간 주요 국제스포츠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징계를 확정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ROC라는 이름으로 뛰고 있다.
심지어 금메달을 따도 시상대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를 듣지 못했다.
다만 현재까지 이런 제재가 러시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러시아의 선전을 두고 지리적 위치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일 러시아가 선전할 수 있었던 '비밀 훈련 무기'로 지리적 위치를 꼽았다.
많은 러시아 선수들이 자국 극동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나 사할린 등과 같은 장소에서 자신을 가두고 훈련을 진행해, 일본과 비슷한 시간대와 조건에서 대회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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