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역사 MSD "먹는 알약으로 코로나 델타변이까지 잡겠다"

입력 2021-08-08 07:00   수정 2021-08-08 09:41

130년 역사 MSD "먹는 알약으로 코로나 델타변이까지 잡겠다"
한국MSD 의학부 김요한 상무 인터뷰…"델타 변이 발생국 포함 다국가 3상 수행 중"
"이르면 9월 FDA승인 신청·한국정부와도 긴밀히 협의…가격은 나라마다 달라"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인류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 노력을 비웃듯 변이를 거듭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다국적 제약사 MSD의 먹는(경구용) 알약형 치료제가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머크(Merck)라고 불리는 MSD는 13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글로벌 제약 공룡 중 하나다. 회사가 개발하는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제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는 현재 글로벌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먹는 코로나19 약 중에서는 가장 앞서 있다.
MSD 한국지사 의학부에서 MSD의 신약 관련 대정부 커뮤니케이션 등을 담당하는 김요한 상무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몰누피라비르는 변이가 생기는 스파이크가 아니라 바이러스 복제 과정 자체를 차단한다"며 변이 대응 가능성을 강조했다.


◇ "바이러스 복제 차단하는 기전으로 변이 대응…올해 FDA 사용승인 신청"
몰누피라비르는 인플루엔자, 사스, 메르스 등 바이러스 질환의 치료제로 연구하던 후보물질로, MSD가 미국 생명공학 업체인 리지백바이오세라퓨틱스에서 도입했다.
김 상무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는 리보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에 삽입돼 바이러스 복제과정에 오류를 일으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죽게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돌기(스파이크)에 붙어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막는 항체치료제와 달리 일단 들어온 바이러스가 몸에 퍼지는 것을 차단하는 기전이다.

김 상무는 "몰누피라비르의 타깃(표적)은 변이가 일어나는 스파이크가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다양한 변이에도 치료 효과를 가질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도 "바이러스의 변이가 실제 RNA 합성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MSD는 다국가에서 코로나19 외래 환자 1천550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하고 있다. 이미 델타 변이가 우세종인 나라에서도 환자를 모집하기에 변이에 대한 대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임상 3상은 올해 하반기 내로 결과가 나올 예정이며, MSD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르면 9월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할 예정이다.

◇ "국가별 가격 달라질 것…저소득국 공급 위해 인도에 기술이전"
아직 이 약에 대해 정식 사용승인을 내린 국가는 없지만, 미국 정부는 올해 6월 170만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맺었다. 우리 정부도 지난달 29일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 구입비로 471억원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으며, 이중 경구용 치료제 구입비도 포함돼 있다.
김 상무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을 극복하기 위해 MSD가 국가별 상이한 공급 가격을 책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각 국의 상대적 자금 조달 능력을 평가하는 세계은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층화된 가격 정책을 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MSD는 중저소득 국가에 이 약물을 공급하기 위해 인도 소재 제네릭(복제약) 제조업체들과 비독점적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여기서 개발된 몰누피라비르의 제네릭은 각 국가에서 허가를 받는 대로 중저소득 국가로 분류된 104개국에 공급된다. 한국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 코로나19 끝나면 무용지물?…"일상 복귀하려면 먹는 약 필요"
주사제형 코로나19 항체치료제가 국내외에서 앞다투어 출시되는 상황에서 먹는 약이 굳이 필요하겠냐는 지적에 대해 김 상무는 "둘(주사제와 경구제)은 늘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며 "경구제는 주사제만큼 효과가 빠르지는 않지만 오랜 지속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중인 환자나 응급환자에게는 주사제가 사용되지만, 수술이 끝나고 입원이나 통원을 하게 되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경구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 궁극적으로 퇴원해서 일상으로 복귀하려면 계속 주사를 맞으며 살 수는 없다.
김 상무는 "현시점에서 코로나19 종식은 바이러스를 얼마나 잘 관리하며 함께 살아가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치료제를 복용하고 쉬면 다음 주부터 출근하거나 학교에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면, 그게 바로 종식"이라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확진자와 밀접접촉해도 나와 내 주변인에게 위험을 끼치지 않고 격리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도 일상 복귀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MSD는 이 항바이러스제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밀접접촉자에 투여해 예방하는 목적의 임상 3상도 이번 달 안에 수행할 예정이다. 바이러스에 이미 노출된 사람에게서 코로나19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지, 확진이 된다 해도 증상 회복에 도움을 주는지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다.
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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