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유력지, 강제노동 은폐 '산업유산 전시' 시정 촉구 잇따라

입력 2021-08-07 12:14  

日유력지, 강제노동 은폐 '산업유산 전시' 시정 촉구 잇따라
아사히 이어 마이니치, 사설 통해 日정부 '성실 대응' 촉구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강점기에 조선인이 강제노동에 시달렸던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탄광 등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메이지(明治)시대 일본 산업혁명 유산의 어두웠던 면도 제대로 보여주라는 일본 언론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7일자 사설에서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달 2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제44차 회의에서 징용 조선인 노동 현장인 하시마를 설명하는 도쿄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 내용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결정문을 채택한 것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설은 일본 정부가 등재 당시 '자신의 의사에 반해 끌려와 어려운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한 많은 한반도 출신자가 있었던 것을 설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해 전시시설로 개장한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징용공 관련 법령과 당시 행정 문서를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산업혁명 발상지 영국에선 빛나는 성과뿐만 아니라 저변에서 떠받친 노예 노동 등의 역사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고 지적한 마이니치 사설은 일본의 메이지 시대 근대화 이면에도 유산을 구성하는 탄광이나 공장에서 사고나 재해로 희생된 사람들이 존재했다고 상기했다.



사설은 결론적으로 "역사에는 빛과 그림자라는 양면이 있다. 양쪽을 모두 마주해야만 그 무게를 비로소 알 수 있게 된다"면서 일본 정부가 세계유산위원회의 지적을 받아들여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는 논지를 폈다.
앞서 아사히신문도 지난달 27일 '산업혁명유산, 약속 지켜 전시 고쳐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 유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일본 정부가 약속한 희생자를 기리는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2015년 메이지 산업혁명유산 23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당시 본인 의사에 반해 연행돼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한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당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를 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메이지 산업혁명유산 가운데 하시마 탄광 등 7곳이 강제노역 관련 시설이다.
그러나 희생자를 기억하고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보여주는 시설로 작년 6월 도쿄 신주쿠(新宿)에서 공식 개장한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조선인에 대한 차별이나 강제노동을 본 적이 없다는 하시마 주민 등의 증언 위주로 전시를 구성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런 전시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등재 당시의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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