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가 아침해 뜨는 동쪽바라기가 되는 사연은?

입력 2021-08-12 15:48   수정 2021-08-12 15:51

해바라기가 아침해 뜨는 동쪽바라기가 되는 사연은?
아침 햇볕 따뜻한 기운으로 꿀벌 모아 생식률 높이려는 목적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해바라기는 이름 그대로 햇빛을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렸을 때만 그렇고 줄기가 굵어지고 꽃이 성숙해지면 늘 동쪽을 향해 있게 된다.
해바라기에서 동쪽바라기가 되는 셈인데, 이런 생태는 아침 햇볕의 따뜻한 기운으로 꿀벌을 끌어들여 생식률을 높이는 것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식물학 교수 스테이시 하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해바라기 꽃의 방향과 꽃의 온도, 꿀벌의 활동량 등을 분석해 얻은 결과를 과학 저널 '신 식물학자'(New Phytologist) 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선 해바라기 화분의 방향을 돌려 꽃이 서쪽을 향하게 한 뒤 동쪽을 향해 있는 다른 해바라기와 비교한 결과, 특히 아침 시간에 동쪽을 향한 꽃에 훨씬 더 많은 벌이 몰리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비교 실험을 통해 아침 시간 꽃의 온도가 서쪽보다는 동쪽을 향한 꽃이 더 높았으며, 이런 점이 꿀을 찾아다니는 벌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YNAPHOTO path='AKR20210812131300009_01_i.gif' id='AKR20210812131300009_0301' title='동쪽(오른쪽)과 서쪽 방향 해바라기 꽃의 꿀벌 활동 차이 ' caption='[Nicky Creux and Stacey Harmer, UC Davis 제공 동영상 일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햇빛이 꽃잎에 직접 닿으면서 자외선 표시를 해줘 벌이 이를 보고 날아들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바라기 꽃은 수백, 수천 개의 꽃이 꽃대 끝에 모여 머리모양을 이룬 두상화(頭狀花)로, 꽃의 가장자리부터 개별 꽃이 발달해 안쪽으로 이어지며 독특한 나선구조를 형성한다.
꽃의 방향이 개별 꽃의 발달과 수정에 영향을 주는데, 동쪽을 향한 꽃이 더 크고 무게가 있는 씨앗을 형성하고, 꿀벌이 찾아오는 이른 아침에 꽃가루를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꽃의 온도가 이를 통제하는 것으로 분석했는데, 휴대용 보온장치로 서쪽을 향한 꽃의 온도를 높이는 실험에서 동쪽을 향한 꽃과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또 씨앗을 형성할 수 있지만 꽃가루를 만들 수 없는 해바라기를 동쪽과 서쪽을 각각 향한 해바라기 꽃 사이에 두고 수정 상황을 유전자형으로 분석한 결과, 동쪽 해바라기에서 나온 꽃가루가 서쪽을 향한 해바라기보다 더 많은 씨앗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머 교수는 "해바라기 꽃이 동쪽을 향하고 있는 것은 꽤 놀랍다"면서 "해바라기로서는 더 많은 씨앗을 만들 수 있어 동쪽을 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하머 교수팀은 앞선 연구에서 해바라기가 꽃이 성숙하기 전 해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내부 생체시계 통제를 받은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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