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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점령지 늘수록 커지는 여성들의 비명

입력 2021-08-13 16:10  

탈레반 점령지 늘수록 커지는 여성들의 비명
"15세 이상 소녀·과부 상대로 탈레반 요원들과 강제혼"
이유 없는 총격으로 여성 등 민간인 사망자 속출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장악 지역이 늘어갈수록 비극이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지옥도'의 문이 열리고 있다.
탈레반은 미군에 쫓겨나기 전 집권기(1996∼2001년)에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엄격하게 앞세워 여성에 대해 사회활동, 외출, 교육 등에 제약을 가했다.
미군의 철수 속에서 탈레반의 장악 지역이 급속히 늘어가자 여성 등 약자들을 대상으로 자행되는 인권 유린의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아프간 수도 카불은 탈레반 장악 지역에서 간신히 몸만 빠져나온 피난민들로 넘쳐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말리스탄 지역에서 온 와지르 나자리(40)라는 여성은 왼쪽 눈을 탈레반의 총에 맞았다. 먼저 복부에 총을 맞은 여동생을 돌보려는데 탈레반의 총구가 다시 불을 뿜었다.
와지르의 가족은 택시를 이용해 10시간 동안 그녀를 데리고 정부군이 지키는 인근 지역 병원으로 달려갔다. 와지르는 그곳에서 정부군 헬기를 통해 카불로 후송됐다.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와지르는 현재 매트리스 위에 꼼짝 못 하고 있다.
말리스탄 지역의 거주민 대부분은 시아파 소수민족인 하자라족이다. 하자라족은 수니파인 탈레반에 의해 박해를 받았다. 하자르족은 탈레반이 1990년 이 지역을 수중에 넣을 때도 저항을 했다.
말리스탄에서만 2천200명 정도의 하자라족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카불로 피난 왔다.
아프간 독립인권위원회는 말리스탄에서 적어도 27명이 탈레반 점령 후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탈레반 대변인은 어떤 민간인도 해를 입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지난 6월 말에는 탈레반이 북부 타카르 지방의 루스타크 지역을 점령한 뒤 탈레반의 고위 인사가 모스크에서 주민들에게 15세 이상의 모든 소녀와 40세 미만의 과부들은 탈레반 전사들과 결혼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스크에 있던 한 남성은 탈레반으로부터 15세 딸을 넘겨달라고 요구받았으나 이 지역을 탈출했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집권기보다 현재 여성들을 더욱 가혹하게 다루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가 여성들을 성노예로 만든 것을 답습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탈레반은 이미 알려진 바대로 전쟁 포로 역시 잔혹하게 다루고 있다.
탈레반 지도부는 점령지에서 아프간 정부 관리 및 군인, 주민들을 관대하게 대할 것이라고 천명해왔지만 실상은 잔혹 행위가 벌어진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카불로 온 피난민들은 탈레반이 지역을 장악한 뒤 포로로 잡은 아프간 정부 병력을 처형했다고 목격담을 내놓고 있다.
주아프간 미국 대사관은 트위터에 탈레반이 항복한 아프간 정부군을 처형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전쟁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에 탈레반 대변인은 포로를 살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이를 부인했다.
그는 또 탈레반이 여성들에게 결혼을 강요한다는 것은 이슬람의 원칙과 문화적 전통을 침해하는 일로 거짓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와 탈레반이 미군 철수에 합의했을 때 탈레반이 따라야 할 인권 기준이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와 평화 협상 및 휴전 협상을 추진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탈레반은 최근까지 아프간 북부에 이어 남부와 서부의 주도 세 곳을 더 점령, 총 34개 주도 가운데 13곳을 장악하며 빠르게 진격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카불도 곧 함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군이 육성해온 아프간 정부군 30만명은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있는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스스로 싸워야 한다"면서 철군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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